[휴지통]‘벌금 미납’ 숨기려 다른 사람 주민번호 댔다가…

거리서 취객과 싸운 30대女 ‘서명 위조’ 혐의 추가돼 집유

4월 말 오전 2시 15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남자친구 등 2명과 함께 거리를 걷던 이모 씨(35·여)는 다른 일행과 시비가 붙었다. 술에 취한 남자가 이 씨에게 다가와 어깨에 팔을 감은 것이 문제가 된 것. 술 취한 남자 일행과 이 씨 일행 사이에 주먹이 오가면서 큰 싸움이 벌어졌고 결국 경찰까지 출동했다.

경찰을 본 이 씨는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벌금 미납으로 수배 중이라는 사실이 떠오른 것이다. 이 씨는 경찰에게 평소 알고 지내던 동생(31)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댔다. 현행범 체포 확인서와 피의자 신문조서도 동생 이름으로 작성됐고 이 씨는 여기에 서명했다.

하지만 경찰이 주민번호와 지문의 주인이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해 이 씨의 거짓말이 들통 났다. 이 씨는 공동상해에 사서명위조와 위조사서명행사 등 혐의까지 더해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이성용 판사는 21일 이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서명 위조로 인한 피해가 현실화되지 않은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