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특허전쟁 쇼크]예상밖 완승에 애플 변호인단도 깜짝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7일 03시 00분


‘아이폰 디자인 너무 참고 말라’ 구글, 삼성에 보낸 e메일
배심원 평결에 결정적 영향

24일(현지 시간) 오후 3시 20분경 미국 애플 본사에서 약 15km,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북부지방법원 5층 1호 법정. 삼성전자와 애플의 1심 특허소송을 담당해 온 루시 고 판사가 입장하자 일순 긴장감이 돌았다.

이날 재판에 배석한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법원 근처에서 배심원 평결이 끝나기를 초조하게 기다리던 양사 변호인단은 정오가 넘어 고 판사의 연락을 받았다. 평결이 끝났으니 법정으로 모이라는 전갈이었다. 배심원들이 검토해야 할 내용이 방대해 다음 주에나 평결이 끝날 것이라는 관측과 ‘3일째 평의를 벌이고 있는 배심원들이 주말은 집에서 쉬고 싶어 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렸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판도를 쥐고 있던 미국 배심원 9명은 쉬운 길을 택했다.

애플 변호인단은 승리를 예감한 듯했다. 이들은 평결 결과가 나오기 전 미소를 띤 채 담소를 나눠 잔뜩 긴장한 삼성전자 변호인단과 대조를 이뤘다. 배심원단장인 벨빈 호건 씨가 평결 결과를 읽어 내려가자 애플 측 변호인단조차 놀라는 표정이었다. 생각 이상의 완승이었기 때문이다.

배심원들은 평결이 끝난 뒤 외신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임원들의 동영상 증언을 보고 (특허 침해를) 확신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또 구글 경영진이 2010년 삼성전자 측에 ‘아이폰 디자인을 너무 참고하지 마라’고 한 e메일을 보고 삼성이 고의적으로 애플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호건 씨는 배심원단에 쏠린 이목을 의식한 듯 로이터 인터뷰에서 “우리 배심원단은 모두 공정하다고 느끼고 있다. 어느 쪽에도 편견을 갖지 않은 상태에서 양심에 따라 한 이번 평결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삼성#애플#특허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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