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지원단체 연합기구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는 28일 밀가루 3000t과 기초의약품 등 16억 원 상당의 대북 수해 지원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북민협은 이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1차로 밀가루 1500t을 다음 달 초부터 개성을 통해 육로로 수송하겠다고 전했다.
북민협 관계자는 “24일 개성에서 만난 북측 인사는 ‘이명박 정부의 5년 임기가 몇 개월 안 남았다. 남북관계가 어렵지만 민족화해·협력사업을 지속하려는 민간의 뜻을 존중하겠다’며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 쉽게 합의점을 찾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동안 여러 남측 단체가 지원 의사를 밝혔으나 지난달까지 북한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었다.
이번에 북민협의 밀가루 수송이 이뤄지면 올해 첫 대북 수해 지원이 된다. 북민협과 민화협은 앞으로 한 달 동안 범국민 모금캠페인을 벌여 추가 수해 지원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평화재단 이사장인 법륜 스님은 “통일을 강조하는 정부가 북한 주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어떤 통일을 하려는 것이냐”며 “북한 정권과 주민을 분리 대응하는 게 정부의 방침이라면 지금이야말로 대북 지원에 나설 때”라고 촉구했다.
개별 단체들의 대북 지원물자 반출 승인도 잇따르고 있다. 통일부는 이날 나눔인터내셔널과 유진벨재단, 섬김 등 3개 단체가 북한 취약계층 지원 물품의 반출 요청을 승인했다. 나눔인터내셔널은 1600만 원어치의 의료 소모품, 유진벨재단은 2억7000만 원 상당의 의약품, 섬김은 5억 원 상당의 아동의류를 전달할 예정이다.
하지만 수해 지원 협의차 29일 개성을 방문하려던 어린이어깨동무와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의 계획은 북한의 일방적인 통보로 취소됐다. 북한은 이날 두 단체 앞으로 ‘한반도 정세 등을 이유로 취소한다’는 팩스를 보냈다. 최근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군사연습을 맹비난해온 강경파의 입김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정부 차원의 지원과 관련해 “북한이 태풍 ‘볼라벤’으로 추가 수해를 입을 가능성이 큰 만큼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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