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약령시-현대百상생노력 약효 기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31일 03시 00분


백화점에 한방매장 2곳 입점
홍보-전국판매 서로 돕기로
토요장터-상징물 건립 추진

현대백화점 대구점 지하 1층 ‘약령시사람들’ 매장에서 최은숙 매니저(오른쪽)가 고객에게 한방건강기능식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현대백화점 대구점 지하 1층 ‘약령시사람들’ 매장에서 최은숙 매니저(오른쪽)가 고객에게 한방건강기능식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형 백화점과의 상생 협력 계기가 될 것입니다.”

대구 중구 계산동 현대백화점 대구점 지하 1층 식품매장. 널리 알려진 브랜드 상품이 진열된 한쪽에 낯선 간판이 눈에 띈다. ‘약령시 사람들’ ‘약령시 명가 담우리’라고 적힌 15m²(약 5평) 규모의 매장이 그것. 경옥고 홍삼즙 청심환 등 20여 가지 한방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한다. 이곳을 담당하는 최은숙 매니저(51·여)는 “그냥 지나치지 않는 손님이 많다”며 “백화점 상품 이미지가 매출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약 향기가 나는 두 업체의 매장은 현대백화점과 대구약령시보존위원회가 ‘상생’을 위해 마련했다. 지난해 8월 백화점 개점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 한 달 평균 매출은 400만 원 정도이지만 백화점 브랜드라는 홍보 효과가 좋은 편이다. 백화점 세일 행사나 이벤트에 참여해 이름을 알리고 매달 고객에게 발송하는 우편물에 약령시 제품을 소개하면서 단골 고객도 늘어났다. 백화점 측은 조만간 품질 평가를 거쳐 전국 판매도 도울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이 인접한 약령시 상권을 위축시키고 350년 전통을 훼손할 수 있다는 개점 당시 우려와 달리 동반 성장을 하고 있다. 백화점 안에 둥지를 튼 판매점 2곳은 서울지역 백화점 진출도 꿈꾼다.

윤현숙 약령시 명가 담우리 대표(50·여)는 “아직 판매가 만족스러운 건 아니지만 인지도가 상당히 올라간 것은 확실하다”며 “신제품을 개발해 전국에 대구약령시의 저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약령시보존회에 따르면 백화점 개점 초기에는 주변 건물의 임대료 상승으로 약령시 상점 130여 곳 중 10여 곳이 줄었다. 하지만 월세 등 임대료가 안정되면서 추가 폐업은 없는 상태다. 오히려 백화점 판매 형식을 도입해 약령시 분위기를 바꾸려는 노력이 활발하다. 약령시보존회는 다음 달부터 토요장터를 한의약박물관(중구 남성로) 인근에 열 계획이다. 매주 둘째, 넷째 주에 열리는 이 행사는 20여 개 부스를 설치해 한약 20% 할인 판매와 공연, 시민노래자랑을 마련해 ‘찾아오는 약령시’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달부터 매주 한 차례 진행하는 ‘약령시 아카데미’는 젊은 상인들이 모여 약령시의 발전 방향을 찾고 있다. 강영우 약령시보존회 이사장(49)은 “백화점과 약령시가 상생 발전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많아졌다”며 “백화점 입점이 오히려 약령시를 발전시켜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도 ‘이웃’ 약령시를 장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 2월 약령시보존회와 협약한 뒤 하나씩 실천하고 있다. 5월 약령시한방축제에는 백화점이 마련한 행사를 함께 열면서 축제를 도왔다. 내년 1월에는 백화점 옆에 약령시 상징물도 세울 예정이다. 약봉지 모양의 발광다이오드(LED) 연등 400여 개를 연결해 만드는 조형물은 높이 6m, 길이 40m 규모로 대구 도심의 새로운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태 점장은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진 독특한 쇼핑환경을 갖춘 백화점으로 발전하고 싶다”며 “특히 대구의 자존심인 약령시와 상생하는 좋은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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