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씨티, 주주들에 6700억원 배상 합의

모기지 파생상품 묻지마 투자… 주가 급락해 주주들 큰 손실
금융위기 이후 세번째 규모

씨티그룹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을 기초로 한 증권 상품인 부채담보부증권(CDO) 관련 주주 집단소송에서 5억9000만 달러(약 6687억 원)를 배상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금융위기 과정에서 주주들이 은행에 제기한 소송 합의금으로는 세 번째로 많고 CDO 거래 관련 소송 합의금으로는 가장 크다.

미국 뉴욕 맨해튼지방법원 시드니 스타인 판사는 29일 이러한 내용의 씨티그룹과 이 은행 주주 간 합의를 사전 승인했다. 금융회사들은 치솟는 주택 가격으로 CDO가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자 2006년까지 이 상품에 ‘묻지 마 투자’를 해왔다. 이후 부동산 거품 붕괴로 CDO 가격이 폭락하면서 2008년 중반 글로벌 금융위기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주주들은 씨티그룹이 위험한 CDO 상품 투자 규모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고 대출 이자를 받기 어려운 ‘악성 담보’를 제때 처리하지 않아 주가가 급락해 큰 피해를 보았다며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2008년에 제기된 이번 소송은 2007년 2월 26일부터 2008년 4월 18일 사이에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가 대상으로 이 기간에 씨티그룹 주식은 55%나 폭락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