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살 소녀 음란물 수십편” 은밀한 유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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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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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아동 성폭행사건이 일어나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 그런데도 아동 대상 포르노물까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성인 PC방은 여전히 호황이다. 수천 편의 아동음란물을 저장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성인 PC방 내부.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잇따른 아동 성폭행사건이 일어나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다. 그런데도 아동 대상 포르노물까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성인 PC방은 여전히 호황이다. 수천 편의 아동음란물을 저장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성인 PC방 내부.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전남 나주에서 7세 여아를 납치해 성폭행한 고종석(23)은 아동 포르노광이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모텔이나 PC방에 틀어박혀 성인 남성이 여자 어린이와 성행위하는 일본 포르노를 자주 봤다고 했다. 경남 통영에서 10세 소녀를 살해한 김점덕이나 초등학교 건물 복도에서 8세 초등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도 PC에 수십, 수백 건의 아동포르노를 저장해놓고 범행 전 집중적으로 시청했다.

경찰은 7월에 김점덕 사건이 터진 직후 아동포르노가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범죄로 이어진다는 언론의 지적이 나오자 아동음란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동음란물이 대량 유통되는 성인전용 PC방은 지금도 당국의 허술한 감시 속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1일 오후 동아일보 취재팀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성인전용 PC방을 찾았다. 이곳에서 100m 반경에만 성인전용 PC방이 3개나 있었다. 내부는 일반 PC방 형태와 크게 달랐다. 한낮에도 어두웠고 분홍빛 조명등만 드문드문 켜져 있었다. 컴퓨터는 보이지 않고 3.3m²(약 1평) 남짓한 방 10여 개가 닭장처럼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내부 복도를 오가는 사람 중에는 앳된 얼굴에 스포츠형 머리의 청소년도 있었다.

빈방이 없어 30분 넘게 기다린 끝에 들어가 방문을 열자 담배 찌든 냄새부터 풍겨왔다. 방 안에는 컴퓨터와 간이침대, 성인용품 자판기가 놓여 있었다. 재떨이와 휴지통에는 휴지가 수북했다. 컴퓨터 모니터는 ‘동영상 시청용’이어서 그런지 31인치로 꽤 컸다. 주인은 “시간당 5000원만 내면 컴퓨터에 저장된 음란동영상 수천 편을 볼 수 있고 2만 원을 내면 음란 화상채팅도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방 내부를 둘러보고 나와 복도를 지나는데 주인이 있는 카운터 앞쪽 방문이 열렸다. 모자를 눌러 쓴 한 남성이 나오더니 “애들 나오는 건(아동포르노)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주인은 “그거 따로 폴더에 많이 모아놨는데…” 하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 손님에게 해당 폴더를 직접 찾아주고 나온 주인은 “이런 거(아동포르노) 좋아하는 사람이 꽤 많다”며 “진짜 어린애들이 나오는 건 많지 않고 성인이 어린이 흉내를 내는 동영상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주인은 취재진을 직접 사무실로 데리고 가 PC방 상영용으로 수집한 아동포르노 수십 편의 목록을 보여줬다. 열 살 남짓한 학생들이 등장하는 동영상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신림동을 비롯해 전국에 퍼져 있는 성인전용 PC방이 왜곡된 성의식을 가진 일부 남성들의 욕망 분출구가 되는 현장이었다.

이 같은 성인전용 PC방은 음란물을 영리 목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음란물 배포를 금지한 현행법상 모두 불법이다. 하지만 성인 PC방 업주들은 음식점이나 일반 게임장 등으로 영업 신고를 해 단속을 피하거나 아예 신고 자체를 하지 않는다. 간판도 ‘휴게텔’ ‘남성 휴게실’ ‘○○ PC방’ 등으로 달아 외관상으로는 성인전용 PC방인지 알 수 없다. 실제로 본보 취재진이 찾은 성인전용 PC방 5곳의 영업 신고 여부를 관할 구청에 확인한 결과 2곳은 일반 게임장으로 신고했고 3곳은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단속 사각지대에 있다 보니 성인전용 PC방을 이용하는 미성년자도 적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PC방에서 음란물을 틀어준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보면 PC방 주인이 음란물을 볼 수 있는 내부 연결망을 즉각 차단해버린다”며 “그러면 방 안에 일반 컴퓨터를 진열해놓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단속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채널A 영상] “日 야동 즐겨봤다”…아동 음란물 보는 심리 상태는?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성인전용 PC방#아동포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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