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상류층, 한국에 ‘인육 관광’” 근거없는 괴담 퍼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3일 18시 08분


코멘트
한국에 중국 부유층을 위한 '인육시장'이 10년 전부터 형성돼 있다는 근거 없는 '괴담'이 인터넷에 퍼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인신매매 장기매매 인육매매 조직폭력배의 증언'이란 제목으로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자신을 조직폭력배 출신이라고 소개한 글쓴이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지난 4월 수원 토막살인 사건의 범인 오원춘이 5년 간 살았던 지역에서 150명 실종. 그 중 상당수가 오원춘과 그 일당에게 희생. 납치된 사람들의 장기는 적출하여 팔고 살은 분리하여 팔고 피와 뼈와 머리카락은 갈아서 화학약품으로 처리한 후 하수구로 흘려보내 처리함으로써 실종자들의 흔적 찾기 불가.

그는 한국에 약 10년 전부터 인육시장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정·재계를 중심으로 일부 '힘 있는 사람'들이 명절이나 국경절에 인육을 몰래 먹었는데, 중국 당국이 발각된 사람을 사형시키면서 한국으로 인육관광을 오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인육이 정력에 좋다고 믿고 있으며 어린 아이를 최상으로 치고 그 다음으로 젊은 여성을 선호한다는 게 그의 주장.

그는 중국에서 입국한 오원춘과 같은 인육 도살자들과 연결된 약 50명의 한국인 인육 공급책이 점조직 형태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믿을만한 근거는 아무것도 없다. 실제 장기적출만 하더라도 무균실 등 첨단시설을 갖춘 곳에서 고도의 숙력된 의료진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처리해야 한다.

그런데 이 글을 쓴 이는 가정집 같은 곳에서 회칼로 장기적출과 인육 분리를 동시에 해 냉동차로 옮긴다고 주장한다. 장기를 이렇게 함부로 다루면 각종 균에 감염돼 사람 몸에 이식할 수 없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중국의 식인 문화는 사실", "오원춘 사건의 이면에 인육매매 점조직이 있다는 것은 그럴듯한 소설", “실종된 젊은 사람들이 이런 이유로 돌아오지 못하다니… 자식 키우기 무섭다” 등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여기저기 퍼 나르고 있다.

수사당국에 대한 불신 등의 이유 외에 최근 개봉한 '공모자들', 몇 년 전 크게 인기를 모은 '아저씨' 같은 장기밀매 소재 영화들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대다수 네티즌들은 "'관심병 환자'가 소설하나 써놨네", "이런 글 쓰는 사람 체포 안 되나", "양심선언 하려면 인터넷이 아닌 경찰서 가서 하라", "근거 없는 소설" 등 허무맹랑한 소리라며 이런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사람을 찾아내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채널A 영상] ‘만병 통치약’ 인육캡슐서 슈퍼 박테리아 검출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