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초등생 성폭행과 묻지 마 흉기난동 등 강력 범죄가 잇따르자 호신용품을 구입하는 여성이 급증하고 있다. 딸이나 여자친구에게 호신용품을 사주는 남성도 많다.
3일 인터넷 쇼핑몰 등 통계에 따르면 최근 판매가 늘어난 호신용품은 1만∼2만 원대의 전자경보기와 미니 후추 스프레이(페퍼 스프레이), 10만 원대로 가격이 높고 경찰의 소지 허가가 필요한 가스총이나 전기충격기 등이 많다. 강력범죄가 이어진 7, 8월에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50% 이상 급증한 쇼핑몰도 있다.
전문가들은 “호신용품의 성능을 맹신하지 말고 상대를 제압하기보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스총이나 전기충격기, 3단 호신봉과 같은 공격성 무기는 자칫 상대방에게 빼앗길 경우 되레 자신이 제압당할 흉기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가스총이나 전기충격기는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어 총포관리법에 따라 거주지 관할 경찰서에서 소지허가증을 받아야 사용할 수 있다.
▼전자경보기
버튼을 누르거나 고리를 잡아당겨 큰 소리를 낸다. 사용과 휴대가 간편해 어린이와 젊은 여성이 많이 찾는다. 작동을 시작하면 110∼170dB(전투기 이륙 소음 정도)의 경보음이 울려 상대방이 놀라 도망치게 만들 수 있다. 주변에 위험 상황을 알리는 호신용품인 만큼 인적이 드문 장소보다 주택가나 도심에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들이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동물 인형 모양의 상품도 있다. 가격은 1만 원에서 3만 원.
▼전기충격기
전기충격기는 5만∼6만 V의 전류를 흘려 상대방에게 쇼크나 근육 통증을 유발한다. 충격기를 상대방의 몸에 직접 댄 상태로 3∼5초간 작동하면 상대의 행동을 5∼20분 완전히 무력하게 만들 수 있다. 먼 거리에서 작동해도 전자 파열음만으로 상대방에게 공포감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반드시 직접 접촉해야 효과가 있고 상대방이 두꺼운 옷을 입고 있으면 효과가 반감되는 단점을 감안해야 한다. 가격은 10만 원대.
▼페퍼 스프레이
호신용 페퍼 스프레이는 고추에 함유된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 농축액을 상대방의 얼굴에 뿌려 행동을 제압한다. 얼굴에 조금만 묻어도 매운 기운 때문에 5∼10분은 눈을 뜰 수 없다. 사거리가 1∼2m로 짧고 턱이나 목 부위를 향해 정확히 조준한 뒤 뿌려야 한다. 립스틱 크기의 소형 막대 형태가 대부분이다. 바람을 등지고 사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대부분 제품의 분사력이 강해 풍향의 영항을 받지 않는다. 다만 일부 중국산 제품은 명세서에 적힌 것보다 분사력이 약하거나 스프레이액이 연해 효과가 적다. 안경이나 마스크를 낀 상대에게는 효과가 반감되는 단점도 있다. 최루액을 한번 충전하면 30∼40회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3만∼5만 원대. ▼가스총
가스총은 스프레이와 같은 캡사이신 성분을 사용한다. 사거리가 3∼5m로 길어 상대방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고 강한 가스 압력으로 발사 시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상대방의 얼굴에 최루가스가 묻어야 효과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조준이 필요하다. 방범용 중·대형 가스총부터 여성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소형까지 종류가 다양하며 교환용 약제를 충전해 재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10만∼30만 원대.
▼3단 호신봉
휴대 시 20cm가량이지만 휘두를 때는 50∼60cm로 늘어나는 3단 호신봉은 무게가 350∼400g으로 근력이 있는 남성들이 주로 사용한다. 철과 알루미늄 재질로 되어 있으며 손잡이에는 고무가 덧씌워져 있다. 가격은 3만∼9만 원대.
▼위치추적 기반 통신서비스
스마트폰의 위치기반서비스를 통해 일정한 간격으로 자녀의 위치를 부모에게 문자로 통보해 주거나 부모가 미리 설정한 지역을 자녀가 벗어나면 즉시 연락이 오는 호신용 통신서비스도 있다. SK텔레콤의 ‘T지킴이’, KT의 ‘올레 스마트 지킴이’, LG U+의 ‘링 아이지킴이’ 서비스 등이다.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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