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반년새 9만L’ 기름 도둑 잡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4일 03시 00분


승합차에 모터-탱크 설치… 전국 돌며 트럭 경유 훔쳐

3월 27일 오전 2시 40분경 전북 남원시 남원기상대 부근 도로에 주차돼 있던 한 화물차에 승합차 한 대가 접근했다. 승합차에서 내린 두 사람은 주변을 살핀 뒤 화물차 기름통 뚜껑을 열고 10m 길이의 호스를 집어넣었다. 호스의 다른 한쪽 끝은 승합차(사진)에 설치된 대형 기름통에 연결됐다. 승합차의 기름통에는 전기모터가 설치돼 트럭의 기름 200L가 순식간에 승합차의 탱크로 빨려 들어왔다.

전북 남원경찰서는 3일 특수 제작된 승합차를 이용해 주차된 화물차에서 경유 9만여 L(시가 1억6000여만 원)를 훔친 혐의로 김모 씨(36·경기 시흥시)를 구속하고 공범 최모 씨(52)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간 전국을 돌며 화물차 300여 대에서 9만여 L의 경유를 훔쳤다. 이들은 본인들 이름으로 등록되지 않은 승합차 두 대를 사들인 뒤 각각 2000L, 1000L 크기의 기름통과 전기 모터를 설치해 범행에 이용했다. 또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차량 앞 유리까지 짙게 틴팅(선팅)을 하고 고속도로 통행권을 사용할 때도 지문이 묻지 않도록 장갑을 꼈다. 이들은 훔친 기름을 인터넷을 통해 모집한 구매자에게 팔았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기름전문절도#휴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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