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생활기록부에 고3 학생의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기재하지 말라는 좌파교육감의 지시에 대한 교사들의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방침을 따르지 않으면 교장·교감 및 교사를 징계하겠다고 교육과학기술부가 밝히면서 교사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3일 교과부에 따르면 학생부에 고3 학생의 가해사실을 기재하지 않은 고교는 24곳으로 줄었다. 경기 1곳, 강원 5곳, 전북 18곳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총 43곳으로 경기 7곳, 강원 17곳, 전북 19곳이었다. 전북은 딱 1곳이 줄었을 뿐이고, 경기 강원 지역은 대부분 줄었다.
경기 A초 교장은 “교과부에서 징계를 한다니 학교들이 (미기재) 입장에서 많이 돌아서고 있다”고 전했다. 강원 B중 교장도 “법령이 교육청 방침보다 상위인 걸 알지만 지역 학교에는 장관보다 교육감의 입김이 더 세다. 그것 때문에 교육청 지시를 따른 건데, 징계를 한다고 하니 교과부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전히 눈치를 보는 학교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북 C초 교사는 “교과부가 교육청에 교사 징계 의결 요구를 해도 교육감이 따르지 않은 전력이 이미 있다. 시국선언 교사 징계를 미뤄 직무유기로 기소되지 않았나. 그런 교육감이 4월에 (학생부 기재 관련) 교육청 지침을 따르지 않으면 징계하겠다는 공문을 내려 보냈다. 학교들로선 인사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감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
전북 지역 고교가 입장을 선회하지 못한 데는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이날 한 기자회견의 영향도 컸다. 김 교육감은 “교과부가 가해사실 기재 관련 감사를 하면서 온갖 협박을 일삼고 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탄핵돼야 한다”고 밝혔다.
좌파교육감이 이끄는 교육청과 교과부가 갈등을 빚는 바람에 학교만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나온다. A초 교장은 “교과부와 교육청이 먼저 싸우고 결론을 내린 뒤에 명령해야지, 서로 다른 지시를 내려 보내면 학교는 어쩌라는 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교과부는 내년 전국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학교폭력 예방 노력 및 근절 실적’을 처음 반영하기로 했다. 100점 만점인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15점을 넣을 계획이다. 평가항목이 이렇게 바뀌면 학생부에 가해사실 기재를 거부하는 좌파교육감 지역이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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