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 회장 선출을 놓고 촉발된 충북도와 한적 충북지사 사이 갈등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4일 오후로 예정된 신임 성영용 회장(65·전 충북도교육위원회 위원장) 취임식에 한적 충북지사 명예회장인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불참을 예고했다.
3일 충북도와 한적 충북지사에 따르면 이 지사는 4일 오후 2시 한적 충북지사에서 열리는 성 회장의 취임식에 불참한다. 이유는 같은 날 오후 4시 국회에서 열리는 국제경기대회지원 특위 참석. 이 지사는 특위에서 2013 충주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박경국 행정부지사와 한적 충북지사 상임위원인 김경용 행정국장도 불참할 예정이다.
표면적으로는 이들 모두 ‘부득이한’ 이유로 불참하지만 실상은 한적 충북지사 회장 선출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 때문이라는 게 도와 한적 충북지사 안팎의 시각이다. 한적 충북지사는 지난달 9일 충북도 추천 인사를 회장으로 추대하던 오랜 관행을 깨고 경선을 통해 성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뽑았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한적 충북지사가 회장 추천을 요청해 이에 따랐는데 제대로 사전 통보도 하지 않은 채 회장을 뽑았다”며 “이장 선거도 이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여기에다 한적이 지난달 28일 성 회장을 인준하자 갈등은 더욱 커졌다. 충북도는 이튿날 즉각 ‘충북 한적 인준에 관한 충북도의 입장’이라는 발표문을 통해 “상식도 통하지 않는 변칙적인 밀실 선출과, 신뢰를 헌신짝처럼 내동댕이쳐 버린 상임위원회”라며 “적십자 가족을 우롱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우려와 개탄스러움을 넘어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프다”고 비난했다. 또 “일방적으로 인준을 통보해 충북도와의 약속을 저버린 충북적십자가 중앙회에 정치적 외압을 행사한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따라 별다른 계기가 없는 한 앞으로 충북도와 한적 충북지사 간의 불편한 관계가 이어질 게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한적 충북지사 관계자는 “앞으로 충북도의 협조를 받을 일이 생길 때마다 차질을 빚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신임 성 회장의 임기는 2015년 8월 27일까지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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