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7시 40분께 경남 밀양시외버스터미널을 출발한 M여객 시외버스가 김해시 상동면 감노리 상동터널을 지날 무렵, 승객 L 씨(46·고물상업)가 갑자기 흉기를 꺼내 운전사 김의식 씨(55)를 위협했다. L 씨 입에서는 술 냄새가 심하게 났다. 차를 갓길에 세우게 한 L 씨는 승객 15명을 차례로 내리게 하면서 문 입구에 서서 승객들의 돈 11만 원과 휴대전화를 빼앗았다.
이후 L 씨는 운전사 김 씨에게 “수원 쪽으로 차를 돌려라. 안 그러면 같이 죽는다”며 협박했다. 차에는 승객 3명이 타고 있었다. 차가 출발하려는 찰나, 차에서 내려 서있던 회사원 김수림 씨(33·대한지적공사 밀양지사) 등 승객들은 고함을 지르고 차를 두드리며 버스를 멈추게 했다.
바로 그때 운전사 김 씨는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던 L 씨를 뒤에서 세차게 밀며 차 밖으로 함께 뒹굴었다. 그리고 김수림 씨와 주위에 있던 남자 승객 3, 4명도 함께 달려들어 흉기를 빼앗고 L 씨를 제압했다. 키 182cm에 80kg이 넘는 L 씨가 격렬하게 반항해 김수림 씨는 어깨 탈골상을, 운전사 김 씨는 손에 찰과상을 입었다. L 씨는 승객들에 의해 경찰에 넘겨졌다.
이에 앞서 L 씨는 이날 점심 때 소주 2병을 마시고 밀양시내를 배회하다 오후 6시 13분 밀양역 인근 편의점에 흉기 2개를 꺼내든 채 들어가 소주 한 병을 꺼내 반 병가량 마셨다. 편의점 앞을 지나던 행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L 씨가 들고 있던 흉기를 회수하고 손에 난 상처를 치료해준 뒤 버스표를 끊어 M여객 시외버스에 태워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몸수색을 하지 않아 허리 뒤춤에 꽂고 있었던 흉기 2개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알코올의존증으로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서 두 차례 입원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중부경찰서는 이 씨의 정신감정 의뢰와 함께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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