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당 장흥효의 삶에서 ‘배려와 나눔’ 배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6일 03시 00분


국학진흥원 학술대회서 조명

한국국학진흥원(경북 안동시 도산면)이 ‘배려와 나눔’을 전통사상에서 찾는 행사를 마련한다.

5일 국학진흥원에서 ‘경당 장흥효, 敬(경)의 삶과 사유’를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안병주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경당의 삶은 극단적 이기주의가 많은 지금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라며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 아니라 가장 절실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퇴계 이황의 제자인 학봉 김성일과 서애 유성룡에게서 배운 장흥효(1564∼1633)는 널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경’을 생활 속에서 철저히 실천한 학자다. 한글로 된 최초의 음식백과사전으로 유명한 ‘음식디미방’을 쓴 장계향(1598∼1680)이 그의 딸이다. 박경환 국학진흥원 연구부장은 “장계향이 사회적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수 있었던 것도 남녀 차별을 넘어서는 아버지의 경 사상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학진흥원은 경당이 50대에 쓴 ‘경당일기’를 최근 한글로 번역했다.

‘장흥효의 일상생활’을 발표한 우인수 경북대 교수(역사교육)는 “학문이 성숙해진 50대에 들어서도 끊임없이 자기성찰을 하면서 경을 실천하는 모습이 10년 치 일기에 생생하게 담겨 있다”며 “자신부터 철저히 돌아보는 자세를 우리가 잃어 가는 게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19일에는 안동시 와룡면 오천리 군자마을에서 ‘한국적 리더십, 선비정신을 찾아서’라는 주제의 콘서트가 오후 4시부터 열린다. ‘한국의 리더십, 선비를 말하다’의 저자인 정옥자 서울대 명예교수와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를 쓴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이만열) 경희대 교수, 안동지역 문중 인사, 기업인 등 15명이 선비정신을 생활과 기업경영에 접목하는 방안을 이야기 형식으로 들려준다.

20일부터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국학진흥원이 소장한 문중 유물 가운데 첫 번째로 퇴계 이황의 진성 이씨 문중 유물전이 1년 동안 열린다. 평생 ‘경’을 실천한 퇴계의 글씨 등 60여 점을 전시한다.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은 “배려와 나눔은 퇴계와 경당이 예의염치를 바탕으로 실천한 삶에 고스란히 스며 있다”며 “사람됨의 뜻을 돌아보는 행사를 계속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한국국학진흥원#장흥효#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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