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기죽이네’…숙대 ROTC 110개大 중 군사훈련 종합 1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6일 04시 39분


올해 동·하계 훈련서…작년 30위서 '껑충'

숙명여대 학군사관후보생(ROTC)들이 다른 대학의 남자 후보생의 기를 확 꺾었다.

올해 1~2월 2주간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진행된 동계훈련에서 109개 학군단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으며 종합 1위를 차지한 것.

6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숙대 ROTC 51기 29명은 이번 동계훈련에 여대 ROTC로는 처음 참가해 화생방과 통신장비, 개인화기, 유탄발사기 등 남자 후보생들도 힘들어하는 과목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숙대 ROTC는 작년에 처음 만들어졌으며, 51기는 지금 4학년이다. 이들은 3학년이던 작년 하계 훈련에서는 종합성적 30위에 그쳤었다.

후배인 52기 29명(3학년)도 올해 처음 참가한 4주간의 하계 훈련에서 각개전투와 수류탄, 구급법, 개인화기, 장애물 등 5과목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내며 1위를 차지했다. 올해 하계훈련에 참가한 학군단 수는 성신여대의 참가로 110개로 늘었다.

숙대 ROTC는 올해 동·하계 훈련 성적을 합산한 종합 성적에서도 1위에 올랐다.

점수를 매긴 논산 육군훈련소 교관들도 여자 후보생들의 '독한'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특히 숙대 ROTC 51기는 작년 하계 훈련 수류탄 과목에서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후배들인 52기가 1년 만에 1등을 차지했다.

학군단을 지도하는 김나미(여) 훈육관은 "수류탄을 던질 때 여학생들 팔에 힘이 없다는 게 문제였는데 52기는 입학하자마자 던지는 훈련을 시키니 이번에 1등으로 올라섰다"며 뿌듯해했다.

김 훈육관은 "훈련 초엔 다이어트를 한다며 간식으로 제공되던 빵과 우유도 반납하더니 나중엔 체력 보충해야 한다며 먼저 찾더라"고 말했다.

여자 후보생들이 열심히 훈련해 남자들을 누르자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고 있다.

김 훈육관은 "지난해 처음 훈련에 참가했을 때만 해도 남자 훈육관들이 '여자가 왜 군대에 가느냐'며 의아해했는데, 학생들이 정말 열심히 하는 걸 보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감탄하더라"고 말했다.

또한 여성 후보생들은 기초 군사훈련과 동·하계 훈련 등 다섯 차례의 입영훈련을 거치면서 조직에 자연스레 동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 훈육관은 "처음 훈련을 받을 땐 여자 ROTC들을 어떻게 편성해야 하는지 결정되지 않아 다른 대학 후보생 숙소와 떨어진 생활관에서 지내기도 했다"며 "이제는 남성 후보생들과 같은 부대 안에서 지내는 등 완전히 체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숙대 ROTC 51기는 내년 초 소위로 임관돼 야전에 배치된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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