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일대에서 낮 시간대 가스검침원을 가장해 가정집에 침입해 미성년자인 여자 초등학생과 중고교생을 집중적으로 성폭행해 온 40대 발바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성남 중원경찰서는 7일 10대 여성을 11차례에 걸쳐 잇달아 성폭행한 혐의(특수강간)로 김모 씨(45·무직·전과 6범)를 붙잡았다. 김 씨는 2007년 12월부터 2010년 5월까지 초등학생 1명, 여중생 6명, 여고생 2명, 주부 1명을 성폭행한 혐의다. 김 씨는 모두 오전 10시∼오후 5시 가스 검침원을 가장해 침입했으며, 이들 10명을 성폭행할 때는 모두 피해자들의 눈을 가렸다.
김 씨는 지난달 26일 또다시 범행을 저지르다 덜미가 잡혔다. 김 씨는 이날 오전 10시 반 성남시 중원구의 한 가정집에 가스검침원을 가장해 들어가 흉기로 여대생 A 씨(18)를 위협하고 성폭행하려 했다. 하지만 김 씨가 상체를 추행할 때 A 씨가 기지를 발휘해 “엄마가 들어온다”고 하자 김 씨가 멈칫거렸고 그 사이 A 씨는 자리를 빠져나갔다. 김 씨도 그대로 달아났다.
경찰은 A 씨의 상체에 묻은 타액을 토대로 김 씨의 유전자를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그러면서 김 씨의 얼굴을 본 A 씨에게 경기 지역의 성폭행 전과자 115명의 사진을 보여줬다. A 씨는 “범인이 대학 교수님 얼굴과 비슷했고, M자형 가르마를 하고 있었다”며 그중 3명의 사진을 지목했다. 경찰은 3명의 DNA와 타액에 있던 DNA를 비교해 김 씨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
검거 당시 김 씨의 차량에서는 가스검침원 옷과 흉기, 마스크, 눈가리개 천, 수건 등 범행도구가 발견됐다. 김 씨는 2010년 이혼한 뒤 혼자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단독주택에 세 들어 살고 있었다. 집 계단에 차단막을 설치하고 항상 모자를 쓰며 외부 사람과 접촉을 끊은 채 살아왔다. 김 씨의 집에서 몇 편의 음란 동영상도 발견됐다. 김 씨는 정신과 약물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정신장애등급 2급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앞서 2004년에도 비슷한 수법으로 성폭행 행각을 벌여 3년간 복역한 뒤 2007년 출소했다. 경찰은 “성범죄 전력이 있지만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는 아니었다”며 “김 씨가 현재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여죄를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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