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경찰서 수사과 강력2팀 최선주 경사(48·사진)는 A 양(7)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살해하려 한 고종석(23)을 범행 36시간 만에 검거한 주인공이다. 최 경사는 지난달 30일 오전 7시 반경 전남 나주 시내 한 가정집에서 A 양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수사에 투입됐다. 이후 A 양 수사는 아동 성폭력사건으로 전환됐다.
최 경사는 “범인이 짧은 스포츠머리에 어두운 색의 반팔 상의와 바지를 입고 있었고 자신을 삼촌이라고 부르라고 했다”는 A 양의 말을 듣고 범행 현장 인근 주민들에게 “20, 30대 남성 가운데 인상착의가 비슷한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범인이 일곱 살인 A 양에게 ‘자신이 삼촌’이라고 말한 것으로 미뤄 20, 30대일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최 경사는 30일 오후 6시경 지인 B 씨(47)에게 “PC방을 자주 찾는 고종석의 인상착의와 비슷하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B 씨는 또 “고종석이 매일 오전 10시경 PC방에 오는데 오늘(30일)은 보이지 않아 이상하다”는 말까지 했다. 고종석은 전남지방경찰청 프로파일러 장순모 경사에게 “인터넷 게임과 포르노물을 3, 4일 즐긴 적도 종종 있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게임·포르노광(狂)이다.
그 순간 최 경사는 “고종석이 범인”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그는 2010년 4월경 같은 PC방에서 현금 10여만 원이 든 손님 지갑을 훔친 고종석을 검거한 뒤 예의주시했다. 최 경사는 PC방 손님 C 씨(34)에게서 “그가 전남 순천으로 간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
최 경사는 곧바로 순천으로 가 고종석이 즐겨 찾던 PC방과 모텔을 탐문했다. 그 과정에서 고종석이 순천의 한 PC방에 자신의 소지품이 든 가방을 맡겨놓은 것을 확인했다. 잠복하던 최 경사 등은 31일 오후 1시 20분경 고종석이 PC방에 들어온 직후 붙잡았다. 수사 착수 30시간, 범인 특정 19시간 만에 검거한 것이다.
그는 1990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해 10년째 형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 경사는 “아동 성폭행범 고종석을 조속히 검거해 그나마 다행”이라며 “A 양의 상처가 빨리 치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 5000여 명은 A 양 돕기 성금 1500만 원을 모아 복지단체 등에 지정 기탁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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