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과 피해가 심해 상심이 컸는데 이렇게 도움을 주시다니…이제 다시 일어설 힘이 생기네요.”
전남 나주시 왕곡면에서 배 과수원을 하는 최의문 씨(53)는 태풍 ‘볼라벤’으로 전체 재배 면적(4만9500m²·약 1만5000평)의 80%에서 낙과 피해를 봤다. 땅에 널브러진 배를 보면서 망연자실했던 최 씨는 낙과 팔아주기 운동 덕분에 큰 시름을 덜었다. 전국 기관 단체에서 보여준 온정에 재기의 꿈을 키우고 있다. 최 씨는 “어쩔 수 없어 내다 팔았지만 배 품질이 썩 좋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태풍으로 떨어진 배가 다 팔렸다. 전남 나주시는 태풍 피해를 본 낙과 배 3만8000여 상자가 모두 판매됐다고 10일 밝혔다. 과수 농가를 돕기 위해 ‘태풍이 일찍 수확한 배’라는 이름으로 판매에 들어간 낙과 배는 주문을 받은 지 4일 만인 7일까지 모두 동이 났다.
나주시와 농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는 7일 공군 제1전투비행단에 744상자를 처음 출하한 것을 시작으로 일제히 배송 작업에 들어갔다. 센터 측은 이번 주에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에 500상자, 두산건설 2100상자, 두산엔진 2000상자, 해군사령부 2000상자, 감사원 1700상자, 서울 동대문구 1762상자, 한국농어촌공사 1500상자 등을 보낼 예정이다.
대부분 ‘신고’ 수종인 낙과 배는 수확을 불과 10여 일 앞둔 상태에서 피해를 봐 평균 당도가 10브릭스 이상이고 빛깔이 양호해 주문이 폭주했다. 브릭스는 물 100g에 녹아 있는 당의 g수를 말한다. 낙과 배는 5kg 기준 한 상자에 600g짜리 8개 안팎으로 포장해서 택배비를 포함해 1만 원에 판매됐다. 땀 흘려 가꾼 농가에는 ‘눈물의 판매 행사’였지만 시름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데 큰 힘이 됐다.
나주시는 금명간 낙과 배를 사준 기관과 단체, 개인 소비자들에게 일일이 시장 명의의 감사 서한을 보낼 예정이다. 임성훈 나주시장은 “과수 농가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일정 당도를 갖추고 품질 기준에 적합한 배만을 골라 판매하다 보니 주문량을 다 채울 수 없었다”며 “전국 각지에서 보내준 십시일반의 정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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