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전주비전대, 삼성반-LG반 등 기업별 맞춤식 취업 교육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3일 03시 00분


전문대 전체서 취업률 10위… 기업요구 수업에 바로 반영

전주비전대의 2012년 건강보험 DB연계 취업률은 72.2%. 전국 전문대학 ‘나’그룹(졸업생 규모 1000∼2000명) 중 2위이고 전체 150개 전문대학 중에서 10위로 최상위권이다. 2010년(50.2%) 108위에서 지난해(66.6%) 42위로 올라선 데 이은 쾌거다.

올해는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이 줄어든 악조건에서 거둔 성과여서 더욱 눈에 띈다. 취업의 질도 우수하다. 삼성 LG 두산 등 대기업에 취업한 학생이 117명(16.1%)이나 된다. 지난해 20명의 6배에 가까운 수치다. 내년은 취업률 80%가 목표다.

3년 전만 해도 정원을 채우지 못할 만큼 어렵던 이 대학이 취업 명문으로 자리 잡은 데는 30년 가까이 고위공무원과 삼성 임원을 지내다 2년 전 취임한 홍순직 총장(65)의 리더십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있다. 학생들은 홍 총장을 ‘호두과자 총장’으로 부른다. 취임 이후 매주 한 번씩 저녁에 자격증이나 취업준비 공부를 하는 강의실을 돌며 호두과자를 나눠줬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야식 메뉴는 지역기업체에서 주는 닭고기와, 교수협의회의 김밥, 총동창회의 피자 등으로 매일 바뀐다.

취업률 높이기의 핵심은 기업 맞춤식 교육이다. 대기업반과 중소기업 준비반으로 나누고 대기업반에서도 삼성반, LG반, OCI반 등으로 세분해 기업에 맞는 채용시험을 준비시켰다. 자기소개서와 면접도 기업이 원하는 스타일에 맞게 훈련을 반복했다.

이 대학 교수 60여 명은 올 여름방학 동안 전국 317개 기업을 방문했다. 기업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해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졸업생들에 대한 애프터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다. 이 대학 졸업생들이 기업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대학에서 개선해 나가야 할 교육내용은 없는지를 기업 관계자들을 상대로 파악했다. 직장인으로서의 기본예절, 정리정돈 습관, 기초영어, 인내심을 길러 달라는 주문이 많았다. 기업의 주문 사항은 곧바로 2학기부터 적용됐다. 명함 주고받는 법, 전화 예절, 엘리베이터 예절까지 직장 에티켓은 필수 과목이다.

대기업 출신 취업지원관과 산업체 실무경험을 전해주는 산학협력중점 교수 5명도 영입했다.

홍 총장은 “지방 전문대라는 이중의 어려움이 있지만 대기업에 당당히 취업한 학생들을 보며 교육의 힘을 느낀다”며 “학교의 모든 인적 물적 역량을 취업에 집중해 ‘취업 명문’으로 우뚝 서겠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전북#전주비전대#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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