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제주 여미지, 힐링식물원으로 거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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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4일 03시 00분


높이 13m 나무조형물 눈길, 습지 등 조성… 치유공간으로
과거 명성 되찾기 안간힘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의 여미지식물원 온실에 새로 조성한 수직정원과 곶자왈 암석원. 시설 리모델링으로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의 여미지식물원 온실에 새로 조성한 수직정원과 곶자왈 암석원. 시설 리모델링으로 새로운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한때 제주지역 최대 사설관광지로 이름을 떨친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의 여미지식물원이 입장객 감소로 고전하다 최근 새롭게 변신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13일 오전 여미지식물원 입구. 하늘로 향한 박달나무 형태의 스테인리스 조형물이 우선 눈에 들어왔다. 높이 13m로 나뭇가지에 2400개의 전등을 설치해 밤마다 불을 밝히고 있다. 건축가 승효상 씨가 설계해 ‘신시(神市)나무’라는 이름을 붙였다.

온실식물원 입구에 이전에 없던 정원이 눈에 띄었다. 제주 현무암으로 벽면을 쌓고 돌 틈새에 양치식물이 주렁주렁 달린 수직정원, 거친 현무암 바위와 더불어 쇠고사리를 비롯해 다양한 식물을 식재한 곶자왈(용암이 흐른 요철지대에 형성된 자연림) 암석원, 고산습지의 느낌을 간결하게 표현한 물이끼 정원 등을 조성했다. 이 정원은 호암미술관 등을 조경 설계한 서안조경㈜ 정영선 대표의 작품이다.

옥외식물원 잔디광장 동쪽에는 1650m²(약 500평) 규모의 습지원이 새로 들어섰다. 한라산 1100고지 암반 습지를 연출한 곳으로 꽃창포, 송이고랭이 등을 심었다. 식물원 야외에 빽빽하게 심었던 구실잣밤나무, 후박나무 등을 대량으로 솎아낸 뒤 빈자리에 계절마다 꽃을 피우는 식물을 심고 단풍나무, 팽나무 등 낙엽이 지는 나무로 정취를 더했다.

이 식물원을 운영하는 부국개발㈜ 남상규 대표는 “20여 년의 세월을 견딘 나무, 꽃, 풀들과 함께 과거와 미래를 생각해보는 명상과 치유의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시설 보수와 함께 식물과 예술을 조합한 행사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 식물원은 전체 면적이 11만2397m²(약 3만4000평)로 온실에 1300여 종, 옥외에 100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삼풍그룹이 조성한 식물원으로 1990년대 초반 연간 130만 명이 찾는 지역 최고 관광지였으나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서울시에 기부된 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5년 부국개발이 인수한 후 과거 명성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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