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 시민들의 대표 등산로인 상당산성(해발 491.5m)에 겨울을 제외하고 15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얼음을 갖다 놓았던 ‘얼음골 아저씨’ 고 김흥환 씨(53)를 기리는 추모행사가 15일 열렸다. 김 씨 유족과 지인들이 청주시의 협조를 받아 마련한 추모행사는 기부금 모금과 김 씨의 생전 활동 모습을 담은 사진전, 추모패 헌정 순으로 진행됐다. 모금된 돈은 모두 불우이웃돕기에 쓰인다.
이시종 충북지사를 대신해 참석한 강호동 충북도 행정국장은 김 씨 유가족에게 고인의 얼굴이 새겨진 추모패를 전달했다. 또 얼음골의 유래를 설명하는 추모표찰 ‘얼음골 이야기’를 생전에 고인이 얼음을 가져다 놓았던 곳의 인근 나무에 걸었다. 가로 40cm, 세로 30cm 크기의 목재로 만든 이 표지판에는 김 씨가 얼음을 가져다 놓은 사연이 적혀 있다. 당초 충북도는 추모비를 세울 계획이었지만 문화재보호법과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할 수 있어 추모패와 추모 표찰로 대신했다.
김 씨는 상당산성 서문에서 아이스크림 좌판을 하면서 매일 얼음덩어리 3개(50kg)를 지게로 운반해 산성 중턱 등산로 쉼터에 갖다 놓았다. 등산객들은 이 얼음으로 더위를 식혔고 그를 ‘얼음골 아저씨’로 불렀다. 생전에 김 씨는 좌판을 해 번 돈 일부를 불우이웃돕기에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지난달 25일 상당산성 서문 등산로에서 짐이 가득 실린 자신의 오토바이에 깔려 숨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