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서남북]‘갓바위’만 있고 ‘독도’는 없는 대구 홍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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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7일 03시 00분


이권효 기자
이권효 기자
‘독도 조형물이나 사진이라도 있었으면….’

대구시가 지난주 시청 1층에 개관한 대구 홍보관을 둘러보고 드는 아쉬움이다. 95m²(약 28평) 크기의 홍보관은 대구 모형을 중심으로 첨단의료복합단지 등 주요 산업과 국제행사, 관광지, 지난해 대구세계육상대회 자료 등으로 꾸몄다. “시민에게 대구에 대한 희망과 자부심을 심어주고 타 지역과 차별화된 홍보를 하겠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대구 모형에는 팔공산에 있는 유명한 갓바위(정식 명칭은 ‘경산 팔공산 관봉석조여래좌상’)를 넣었다. 행정구역으로 갓바위는 경북 경산시에 속하는 문화재(보물 431호)다. 그렇지만 사실상 ‘국민 바위’여서 대구 관광지에 넣어도 별문제는 없다. 마찬가지로 홍보관에 독도를 포함하고 개관식에 경북도지사도 참석했다면 훨씬 나았을 것이다. 홍보관 벽에 쓴 ‘세계와 함께하는 도시 대구’ ‘대구를 세계로’ 같은 구호보다 더 효과적인 홍보도 될 수 있다.

부산시는 최근 시청 1층에 독도를 24시간 보여주는 위성영상 시스템을 설치했다. 시청을 찾는 시민이나 관광객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 영상장치는 부산근대역사관에 이미 설치됐으며 부산역 등에도 설치할 예정이다. 부산시 공무원 20여 명은 일본의 독도 주장에 항의해 부산에 있는 일본영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14일에는 서울시내에 독도체험관이 문을 열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대구시와 시의회, 시교육청, 구군청에 독도는 그저 ‘남의 일’이다. 독도에 대해 일본과 신경전이 벌어질 때마다 경북도는 늘 앞장서지만 경북과 가장 가까운 이웃인 대구시는 관심을 보인 적이 거의 없다. 대구시는 평소 타 지자체와의 협력을 강조하면서 ‘더 큰 대구’를 시정 슬로건으로 삼고 있다. 독도는 대한민국 지자체에 선택 과목이 아니라 공통필수 과목과 마찬가지다. 이제라도 홍보관에서 독도를 함께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그게 ‘더 큰 대구’를 위한 작지만 소중한 실천 아닐까.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독도 조형물#대구 홍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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