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호 태풍 ‘산바’(마카오의 지명)는 최성기(가장 강력한 때) 중심기압이 910hPa(헥토파스칼)로 2003년 매미와 함께 1981년 이후 가장 강력한 태풍이다. 북상하면서 약해지고 있지만 과거 큰 피해를 준 매미, 루사(2002년)와 비슷한 세력을 유지한 채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산바는 17일 제주도와 남해안 등에 최대 순간풍속 초속 50m 이상의 강풍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바람이 많이 불때 10분간 측정한 평균 세기는 전국 주요 도시에서 초속 20m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바람은 강도뿐 아니라 지속시간도 중요하다. 평균 초속 15m의 바람이 불면 간판이 떨어지거나 쓰고 가던 우산이 찌그러지고 날아간다. 초속 20m의 바람이 지속되면 밖에서 걷기가 힘들고 숨 쉬는 것조차 불편하다.
비 피해도 우려된다. 산바는 우리나라 서북쪽의 찬 공기와 동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 사이를 이동하며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 루사 및 매미와 비슷한 경로다. 이 때문에 동해안에 비상이 걸렸다. 큰 피해를 안겨준 태풍 루사는 강원 강릉시에 898mm라는 기록적인 비를 뿌렸다. 인명피해는 246명, 재산피해는 5조 원이 넘었다. 다만 속도가 변수다. 산바는 한반도에 접근한 후 시속 30∼40km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짧고 강하게 한반도를 통과하는 것이다.
이에 앞서 태풍이 지나간 일본과 필리핀에는 큰 피해가 잇따랐다. 오키나와(沖繩)에는 시간당 최고 120mm의 폭우가 쏟아졌고 오키나와와 규슈(九州) 북부 해안에는 최고 12m 높이의 파도가 몰아쳤다. 태풍으로 전선이 끊어지면서 오키나와와 가고시마(鹿兒島)의 약 11만 가구가 정전됐다. 필리핀도 북부지역에 내린 호우로 수도 마닐라 일대의 상당수 지역이 물에 잠겼다.
강력한 태풍이 올 때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노약자는 집 안에 머물고 직장이나 학교에 갈 때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낫다. 뉴스 속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로등이나 신호등 근처에 가지 말고 운전이 불가피하다면 물웅덩이는 피해야 한다. 무너질 우려가 있는 제방이나 축대 주변도 돌아가야 한다. 농어촌에서는 주요 시설물을 고정하거나 옮겨놓아야 한다. 이미 태풍이 가까이 접근했다면 무리하게 예방활동을 하는 것보다 안전한 곳에 대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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