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티머니, 너 정체가 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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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8일 03시 00분


편의점에서도 찍고… 서점에서도 찍고…

서울에 사는 회사원 김종현 씨(44)는 중학생인 아들 승진 군(13)에게 매주 ‘디지털 용돈’을 준다. 3만 원씩 티머니 카드에 충전을 해주는 것. 김 씨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주기엔 좀 불안하고, 현금보다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어 티머니카드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티머니카드는 교통요금 외에도 편의점이나 서점 빵집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지만 길거리 음식 등은 구입할 수 없어 자녀의 용돈을 어느 정도 관리하는 효과도 있다. 이처럼 티머니 사용처가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 편의점에서 티머니로 결제

숭실대 경영학부 박주영 교수팀이 15세 이상 서울시민 중 티머니카드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5∼7월 실시한 ‘티머니 서비스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티머니카드를 교통요금 지불 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이 10명 중 4명(39.3%)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 남성은 61.2%, 10대 여성은 69.6%가 교통요금 외의 용도로 사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20대 여성은 47.2%, 남성도 39.7%가 다른 용도로 사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수단 외의 사용처로는 편의점이 36.6%로 가장 높았고, 베이커리·패스트푸드점 8.0%, 온라인게임·쇼핑 3.1% 순(중복응답 가능)이었다. 시민들은 티머니카드의 소액결제 기능에 대해 65.2%가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티머니카드에 대한 만족도는 교통요금 외에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는 10대 남성과 10대 여성이 각각 85%와 87%로 전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았다. 시민들의 만족도 평균은 71.6%였으며 89.1%는 앞으로도 티머니카드를 사용하겠다고 응답했다.

티머니카드는 현재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 서점 온라인쇼핑몰 외에도 롯데월드 같은 놀이공원과 일부 대학 구내매점에 이르기까지 모두 8만여 곳의 가맹점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가맹점 사용액은 2006년 44억6000만 원에서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는 662억9000만 원으로 5년새 15배가까이로 성장했다.

○ 택시운전사도 카드결제 만족

시민들은 최근 현금 사용액을 추월한 택시요금 교통카드 결제에 대해서도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 중 택시요금을 카드로 결제하게 돼 편리해졌다는 응답은 85.3%였고, 이로 인해 택시 이용 횟수가 증가했다는 응답도 53.3%였다.

연구팀이 택시운전사 100명을 대상으로 별도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택시운전사 10명 중 7명은 카드결제 시스템으로 택시 이용객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들은 카드결제 시스템에 대해 만족하는 점으로 ‘현금 없이도 승객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다’(36.8%) ‘간편하다’(25.0%) ‘이용 승객이 늘었다’(17.6%) 등을 꼽았다.

○ 교통카드 공청회 열려

한편 서울시는 17일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서울시 교통카드의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에서는 교통카드 통합정산 업무를 하고 있는 한국스마트카드의 공영화가 최대 쟁점이었다. 발제자로 나선 공공교통네트워크 나상윤 정책위원 등은 “교통카드 사업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한국스마트카드를 공영화해야 하며 이를 위해 시가 지분을 모두 사들여 공기업화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스마트카드 오성수 상무는 “스마트카드는 정산 수수료율을 전국 최저인 1.5%로 유지하고 있고 1대 주주인 서울시의 통제를 받고 있는 만큼 공공성도 확보돼 있다”고 반박했다. 이병한 서울시 교통정책과장은 “민간기업이 전액 투자해 시작한 사업을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 시가 이제 와서 일방적으로 해지한 뒤 이를 사들이는 것은 도의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티머니#교통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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