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나 석류, 참다래는 강풍에도 열매가 잘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는 볼라벤, 덴빈, 산바 등 연이은 태풍으로 잎이 떨어지거나 가지가 꺾이고 뿌리가 뽑히는 피해를 입었다. 낙과가 아니라 열매나 나무 자체가 손상된 것이다. 이 과일들의 주산지인 전남 고흥은 태풍으로 인한 과실수 피해는 물론이고 내년 농사 차질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고흥군은 태풍 볼라벤으로 유자 재배면적 431ha 가운데 50% 정도가 피해를 봤다고 17일 밝혔다. 피해는 유자나무 잎이 모두 떨어지거나 가시가 있는 유자끼리 충돌해 과실에 상처가 생겨 상품성을 잃은 경우다. 고흥은 한 해 평균 유자 6000t을 생산해 전국 생산량의 37%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겨울 유자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고흥에서 재배되는 석류 132ha 가운데 30% 정도가 태풍으로 인해 나뭇잎이 떨어지는 피해를 봤다. 고흥은 전국 석류 생산량의 90%를 차지한다. 고흥에서 재배되는 참다래도 167ha 가운데 80% 정도가 잎이 떨어지는 피해를 봤다.
고흥군은 유자, 석류, 참다래 과수 피해가 내년 봄 동해나 착과율 저하 등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흥군은 14일 과수 농가들을 대상으로 태풍 피해 현장 컨설팅을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는 태풍으로 부러진 가지를 잘라낸 다음 약제를 발라주거나 상처가 생긴 유자 제거, 생육촉진제 살포 등 대응책을 과수 농민들에게 설명했다. 고흥군 관계자는 “유자 등이 태풍 피해를 입는 것은 드문 경우”라며 “앞으로 기상이변에 대비한 방풍림 조성, 나무를 낮게 키우는 등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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