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천시의 관심은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제18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쏠려 있다. 유엔 녹색기후기금(GCF·Green Climate Fund) 사무국 장소가 이 총회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유엔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을 유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20일 시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3월 GCF 사무국 국내 유치에 필요한 입지선정위원회를 열어 유치 후보도시로 송도국제도시를 확정했다. 현재 GCF 사무국 유치 경쟁에는 한국과 독일 스위스 폴란드 멕시코 나미비아 등 6개국이 나섰으며, 이 가운데 한국과 독일(본), 스위스(제네바) 정도가 경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 18∼20일 송도국제도시에서는 사무국 선정에 따른 절차를 협의하기 위한 GCF 2차 이사회가 열린다. 이에 따라 시와 시민사회단체는 이사회를 맞아 문화행사를 포함해 다양한 유치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시민의 관심을 높이고, 이사회 참가자들에게 인천의 도시 이미지를 알리기 위해서다.
인천주니어클럽은 21∼23일 센트럴파크에서 ‘송도국제도시 사랑나눔 한마음축제’를 연다. 축제기간에 송도국제도시 홍보관을 운영한다. 송도국제도시가 탄소 저감 시책을 적용해 친환경 도시로 조성된다는 사실을 알려 유치 경쟁력을 부각하기 위한 것. 특히 22일 오후 4시 시민 1000명이 참가해 GCF 사무국 유치를 기원하는 플래시몹(일정 시간과 장소를 정해 일제히 같은 행동을 벌이는 이벤트)을 벌인다. 송도국제도시에서 80% 이상 촬영된 가수 싸이의 뮤직비디오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영상을 녹화해 인터넷사이트에 올릴 계획이다. 벼룩시장을 운영하고, 어린이그림그리기대회와 댄스페스티벌, 밴드공연 등이 펼쳐진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은 사무국 유치를 기원하는 콘서트를 송도국제도시에서 잇달아 연다. 15일 송도국제도시 해돋이공원에서 ‘해피 펀 콘서트1’을 연 데 이어 10월 14일 커낼워크에서 ‘해피 펀 콘서트2’를 공연한다. 한국의 대표적 록그룹 ‘부활’이 무대에 오른다. 같은 달 17, 18일 센트럴파크에서는 ‘해피 펀 콘서트3’가 열리고, 사무국 유치 열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마라톤대회(10월 7일)와 자전거대회(10월 18, 19일) 같은 스포츠행사도 열 계획이다.
송도국제업무단지를 개발하는 게일인터내셔널코리아는 다음 달 20일 오전 11시부터 센트럴파크에서 친환경 벼룩시장인 ‘송도 굿마켓’을 연다. 지난해 8월 시작된 이 행사는 매번 1만5000여 명이 찾을 정도로 송도국제도시 대표 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집에서 쓰던 중고물품이나 액세서리 등과 같은 수·공예품을 판매하며 수도권의 작은 공방 운영자들이 도예작품 장식품 공예품 꽃꽂이 상품을 내놓는다. 인천지역 유명 인사들의 자선 경매행사인 ‘굿 옥션’을 연다.
정부도 사무국을 유치하기 위한 지원단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6월 환경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브라질을 방문해 “저개발국의 녹색성장을 지원하는 ‘그린 ODA(공적개발원조)’를 내년부터 2020년까지 5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사무국 유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처럼 정부와 시가 사무국 유치에 공을 들이는 것은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유엔 상설기구인 GCF는 내년부터 연간 1000억 달러씩 모아 2020년까지 8000억 달러(약 904조 원)에 이르는 기금을 적립한 뒤 개도국의 산림 보호와 청정에너지 기술 이전에 사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금 지원을 요청하는 각국 공무원들이 수시로 인천을 드나들게 되며 연간 120차례가 넘는 국제회의가 열리게 된다. 500여 명 정도의 환경 및 금융 전문가가 한국에 상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