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간장게장 골목.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코스’로 불리는 유명한 이 골목은 치열한 손님 유치 경쟁이 벌어지는 곳이다. 15일 오후 9시 15분경 결국 일이 터졌다. 경찰과 목격자 등에 따르면 32년 전통을 자랑하는 ‘프로간장게장’과 20년 전통이라는 ‘뚱이네 간장게장’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는데 양 업소의 호객꾼들은 이날도 손님 유치에 열을 올렸다. 뚱이네 소속 A 씨(53)는 프로간장게장에 일본인 관광객 10여 명이 우르르 몰려가는 것을 지켜만 볼 수 없었다. 그는 서툰 일본어지만 “여기 간장게장 맛없다. 우리 가게가 훨씬 맛있다”며 유인했다.
이 모습을 본 프로간장게장 B 씨(43)와 C 씨(44)도 참지 않았다. 그러지 않아도 뚱이네가 내건 일본어 간판이 상호를 도용했다는 불만을 품고 있던 차였다. 이들은 A 씨에게 다가가 “어디서 남의 장사를 방해하느냐”며 몸을 밀치고 주먹을 날렸다. 그러자 A 씨는 동료 2명을 데려왔다. 결국 일본인 관광객과 행인 수십 명 앞에서 5명이 뒤엉켜 싸웠다. A 씨는 흥분해 칼을 휘두르기도 했고 얼굴을 맞아 광대뼈가 함몰되는 중상을 입었다. 양측은 상대가 잘못이라며 서로 언론에 이 사실을 알렸다. 서초경찰서는 집단 난투극을 벌인 혐의로 이들 5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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