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1 우리는 김도윤 제갈현열이다. 대학생 77% 차지하는 지방대 출신, 하룻밤 커피믹스 40봉지 씹으며 노력했다. 공모전 휩쓸고 ‘대한민국 인재상’도 받았다. 하지만 대기업 인턴지원조차 힘들었다. 영어실력도 인맥도 돈도 없는 두 청년, 학벌천국 코리아 생존지침서를 썼다.
Story 2 나는 15세때 가출 폭주족 문제소녀 김수영. TV퀴즈쇼서 골든벨, 연세대 졸업했다. 골드만삭스 입사했지만 몸에서 암세포 발견, ‘죽기 전 해보고 싶은 꿈’ 73가지에 도전, 8년간 전 세계 100여 개국 체험 여행… 병마를 이겨낸 내가 당신에게 묻는다. “지금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힐링’과 위로가 넘쳐나는 세상. 성공한 어른들의 멘토링에도 이제 지쳤다. “괜찮다, 괜찮다”는 토닥거림은 한순간의 위로일 뿐, 현실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이제 전쟁과 같은 청춘을 뚫고 나온 서른 살 청년들의 ‘진짜 청춘’ 이야기를 들을 차례다. 쓴소리와 독설 속에 그들이 마주한 현실의 리얼리티가 담겨 있다. 아름답지 않은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꿈이야말로 최고의 학벌”이라고 외치는 젊은이들이다.
○ 서른 살, 지방대 졸업생 두 남자
김도윤(31), 제갈현열 씨(30)는 서른 살에 대구 계명대를 졸업했다. 취업하는 데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대한민국 대학생의 약 77%를 차지하는 지방대 출신이다.
대학 입학 후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산 끝에 두 사람은 화려한 스펙을 쌓았다. 각종 대학생 광고대회와 공모전을 휩쓸고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학벌의 벽은 높았다.
“실례지만 학교가 어딘지…? 이번에 인턴 지원가능한 대학교 중 계명대학교는 없습니다.”
광고기획자를 꿈꾸던 제갈 씨가 광고회사 인턴을 지원했을 때 접수 직원은 학교부터 묻고 전화를 끊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묻지 않았다. 내가 어떤 노력을 해왔고,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가고 싶은지도 묻지 않았다. 오직 하나만 물었다. 그때가 처음이었다. 빌어먹을 학벌이란 놈을 마주한 것이….”
그러나 두 사람은 변변한 영어성적도 없이, 학벌도, 인맥도 없이 오직 열정으로 승부해 국내의 대기업 광고회사와 다국적 기업의 컨설턴트로 취업에 성공했다. 이들은 “당신이 실패하는 이유는 지방대여서가 아니다. 지방대처럼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쓴소리를 던진다.
“학벌 또한 노력의 결과임을 인정해야 한다. 그들의 화려한 스펙을 따라잡을 수 없을 땐 나만의 ‘특별함’을 만들어야 한다. 40일간 동시에 6개의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잠을 쫓기 위해 커피를 마셨다. 배가 불러서 도저히 더 못 마시겠더라. 그래서 물 없이 하룻밤에 일회용 커피믹스 30∼40봉지를 씹어 먹으며 버텼다.”(제갈 씨)
“취업을 위한 공채나 인턴에 실패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누가 나처럼 채용기간이 아닌데도 기업을 찾아가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고, e메일을 보내고, 신문에 광고를 내본 사람이 있는가. 정해진 루트만 시도해보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지 말라.”(김 씨)
베스트셀러가 된 명사들의 멘토링 책에 대한 비판도 주저하지 않는다. 한 자기계발서의 “20대는 인생의 오전 6시다”라는 구절이 대표적이다. 오전 6시는 아직 새벽이지만, 현실에서 20대는 인생의 대부분이 결정되는 시기다. 비판의 대상이 된 책이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에세이라는 점에도 눈길이 간다.
두 사람은 “막연한 긍정론은 실패로부터 무언가를 배울 기회를 빼앗고, 막연한 희망론은 현실에서 절망을 낳으며, 막연한 위로는 마음의 쉼은 줄지언정 나아감을 주지는 못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현실을 잊게 하는 당의정이 아니라, 꿈을 이루려면 어떤 조건과 자격이 필요한지 냉정하게 말해주는 쓴소리가 필요하다.”
○ 문제아의 꿈 리스트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의 저자(32)는 열다섯 살에 가출해 폭주족 생활을 한 문제소녀였다. 뒤늦게 여수정보과학고에 입학해 TV퀴즈 프로그램에서 골든벨을 울렸고, 연세대 졸업 후 남들이 부러워하는 골드만삭스에 입사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몸에서 암세포가 발견됐다. 그는 더 늦기 전에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꿈’ 73가지 리스트를 만들었다.
2005년 영국 런던으로 떠났던 그는 회사에 다니면서 부모님께 집 사드리기, 킬리만자로 오르기, 뮤지컬 무대 오르기 등 지난 7년간 70여 개국에서 46가지의 꿈을 이뤄왔다. 지난해 6월부터는 다시 회사를 휴직한 채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프로젝트는 홀로 카메라 한 대 들고 1년간 25개국을 여행하며 만난 사람들에게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라고 묻는 것이다.
지하에 비밀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이란의 한 커플은 “자유를 찾아 호주로 떠나고 싶다”고 했고, 팔레스타인 난민 아마드는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신경의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말했다. 병마를 이기고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난 저자가 전 세계 젊은이들과 나눈 꿈 이야기가 환경 탓, 여건 탓만 하며 살아가기 쉬운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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