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다함께/2부]<3>독일-프랑스-네덜란드 이민자 적응훈련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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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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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통합의 핵심… 유창할때까지 교육

가나 출신 이민자 마틴 오 씨(오른쪽)가 수리남 출신인 친구(왼쪽)와 문화교육센터(CEC)에서 운전면허시험을 준비하는 모습. 암스테르담=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가나 출신 이민자 마틴 오 씨(오른쪽)가 수리남 출신인 친구(왼쪽)와 문화교육센터(CEC)에서 운전면허시험을 준비하는 모습. 암스테르담=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문화교육센터(CEC). 아프리카계 이민자들 사이로 가나 출신 마틴 오 씨(42)가 보였다. 건물 안 학습실에서 운전면허 시험 공부를 하던 그는 “꿈이 트럭운전사인데 공부할 때마다 CEC를 찾는다”며 웃었다. CEC가 있는 암스테르담 동남구 지역은 대표적인 이민자 밀집지역이다. 인구의 약 50%가 흑인이다. 경제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이민자를 어떻게 도와줄까. 》
○ 저소득층 지원 통한 이민자 지원

암스테르담 시는 이 지역 주민들을 위해 2004년 문화교육센터를 세웠다. 교육기관 육아시설 부동산 카페 등 23개의 시설이 들어섰다.

사회 취약 계층을 위한 곳이 많다. 인터넷 중독자를 위한 치료·재활시설, 노인을 위한 카페, 건강상담 기관, 언어교육 시설이 대표적이다.

이민자의 특성을 배려한 시설도 있다. 그중 한 곳에서는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친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민자가 자전거로 교통비를 절약하도록 돕자는 취지로 만들었다. 자전거가 대중화되지 않은 국가에서 온 이민자는 자전거 타는 법을 모른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된 이민자에게 아이 키우는 법을 알려주는 육아시설도 있다. 마르고 안드리에센 센터 이사장은 “아프리카에는 미성년 소녀가 결혼해 아이를 낳는 문화가 있는 점을 감안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단 아딘 센터 사무총장은 “이민자 밀집 지역이지만 주민 모두를 대상으로 센터를 운영한다. 센터를 통해 다양한 주민이 소통하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 출신을 이유로 구분 짓는 건 차별

암스테르담 문화교육센터(CEC) 앞마당. 이민자들이 만든 전통양식의 수공예품을 전시
했다. 암스테르담=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암스테르담 문화교육센터(CEC) 앞마당. 이민자들이 만든 전통양식의 수공예품을 전시 했다. 암스테르담=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프랑스엔 이민자란 이유만으로 주는 혜택은 없다. 사회적 약자를 지원할 땐 경제, 사회적 기준에 따라야지 출신을 기준으로 해선 안 된다는 철학 때문이다.

이민정책을 담당하는 고등통합위원회 브누아 노르망 사무총장은 “이민자를 현지인과 구분하는 차별은 어떤 것이든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대신 저소득층 지원을 통해 이런 계층이 많은 이민자를 배려한다.

카롤린 브레 고등통합위원회 통계담당관은 “행정구역 3만6500구 중 빈민지역인 751구를 대상으로 교육과 직업훈련을 더 많이 지원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빈민지역에 가서 학습을 도와주도록 연계하는 식이다. 빈민층 자녀의 부모는 대부분 노동자여서 자녀를 교육시킬 여력이 부족한 점을 감안했다.

빈민지역의 일부 학교에서는 어른들이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프랑스어를 배우도록 배려한다. 이 덕분에 이민자 부모는 자녀와 함께 프랑스어를 공부하면서 언어와 문화를 익힌다.

○ 다문화를 넘어서 통합이 중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2010년에 “다문화주의는 실패했다”고 하자 일부에서는 독일이 자민족 중심주의로 회귀한다고 오해했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민자의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는 다문화주의만으로는 통합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사회 구성원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책임과 의무를 부여해야 한다는 뜻이다. 총리실 직속인 이민·난민·사회통합대표부가 이 업무를 담당한다.

독일 정부는 2005년 이민·난민·사회통합대표부를 신설하고 이민자가 언어 문화 정치 교육에 대한 통합강의를 반드시 듣도록 했다. 이들이 사회에 통합되지 않고 아웃사이더가 되면 프랑스 폭동 같은 사태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

이민자는 독일어가 유창하지 못하면 600시간 동안 언어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래도 독일어가 능숙하지 않으면 300시간을 추가로 듣는다. 이 중 약 45시간은 독일의 문화와 정치에 대해 배운다. 독일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체류허가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지난해부터는 각급 학교의 독일어능력시험도 의무화하도록 했다. 이를 통과하지 못하면 보충수업을 받도록 했다. 이민자 자녀가 언어 때문에 사회에서 낙오하면 안 된다는 취지다.

랄프 게벨 이민·난민·사회통합대표부 특임장관실장은 “언어시험에 엄격한 의무를 부과하는 건 언어가 사회 통합에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라며 “통합을 위해서는 이민자도 기본적인 언어와 제도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암스테르담·파리·베를린=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다문화#적응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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