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공교육 현장에 ‘스마트 교육환경’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6월 “2015년까지 전국 초중고교에 디지털교과서를 보급하고 스마트패드를 활용하는 ‘스마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뒤, 적잖은 초중고교에서 이 같은 스마트 교육환경을 시범적으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미래에 공부하게 될 스마트 교육환경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지난해 10월부터 삼성전자와 함께 전자칠판과 태블릿PC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스쿨’을 구축해 4∼6학년을 대상으로 디지털 수업을 진행해온 서울 계성초의 국어수업 현장을 19일 찾아갔다.
○ “각자 자신의 ‘탭’을 가져가세요.”
서울 계성초 4학년 온유반 조기성 담임교사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 학급 학생들이 우르르 교실 앞으로 나와 자신의 이름이 적혀있는 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갤럭시 탭’을 가져갔다. 이후 자리에 앉아 종이교과서와 공책, 필기도구 대신 책상 서랍에 넣어둔 갤럭시 탭 전용 키보드를 꺼냈다.
학생들이 국어교과서 애플리케이션(스마트기기용 소프트웨어·이하 앱) 아이콘을 꾹 누르자 갤럭시 탭 화면에 국어교과서가 등장했다. 이 교과서 앱은 조 교사가 이 수업을 위해 특별히 직접 제작한 e교과서.
○ 손가락 하나로 메모하고 실시간으로 문제 풀고
“오늘은 누가 읽을 차례지? ‘고인돌은 왜 만들었을까요?’부터 읽어볼까?”(조 교사)
이날 학생들은 고인돌을 다룬 기행문을 읽고 조 교사로부터 고인돌과 선사시대 생활환경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수업을 듣던 중 중요하거나 특별히 재미있는 부분은 손가락 하나로 해당 내용을 꾹 눌러 선택한 뒤 복사기능을 이용해 교과서 앱에 내장된 ‘메모장’에 따로 저장했다.
조 교사는 고인돌에 대한 설명을 마친 뒤 학생들에게 “연습문제를 풀어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일제히 국어교과서 앱 화면에서 ‘클래스팅’이라는 교육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앱 클래스팅을 실행시키자 조 교사가 수업 전 올려 둔 링크주소가 눈에 들어왔다.
이는 연습문제가 등록된 사이트로 접속할 수 있는 온라인페이지 주소. 학생들은 이 주소에 접속해 ‘옛날 사람들이 고인돌을 만든 까닭은 무엇일까요?’ ‘주인공이 친구에게 편지를 쓴 이유는 무엇인가요?’ 등 연습문제 2개에 대한 답을 작성한 뒤 ‘등록’ 버튼을 눌렀다.
잠시 후 온유반 학생들이 적은 답이 실시간으로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올라왔다. 학생들은 자신의 답과 다른 친구들이 작성한 답을 한눈에 비교하면서 공부했다.
조 교사는 “학생들의 답변에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줄 수 있어 잘못 이해한 내용을 바로바로 수정할 수 있다는 점이 스마트 교육의 장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 ○ 지식 탐색하며 자연스럽게 자기주도학습 완성
인터넷 접속이 자유로운 태블릿PC를 활용해 수업을 하다가 학생들이 자칫 게임이나 인터넷 서핑 등에 빠지지 않을까?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담임교사가 컴퓨터와 전자칠판으로 학생들의 태블릿PC를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게끔 프로그램이 설계돼 있다.
이날 스마트스쿨 국어수업을 받은 이 학교 4학년 박성환 군(10)은 “수업시간에 딴짓을 하다가 적발되면 선생님께서 태블릿PC로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잠금 기능’을 실행시킨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스마트스쿨 시스탬을 활용한 수업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학생 스스로 태블릿PC를 활용해 지식을 탐색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레 ‘자기주도학습’을 하게 된다는 것이 조 교사의 설명. 하지만 모든 수업에 전자칠판과 태블릿PC를 활용한 ‘스마트스쿨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조 교사는 “스마트스쿨 시스템을 활용했을 때 수업을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과목 및 단원을 파악해 이에 맞게 스마트수업을 진행한다”면서 “일반적으로 하루 5시간 수업 중 2시간은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지만 나머지 3시간은 종이교과서로 공부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대부분 스마트스쿨에 만족한다고 평했다. 이 학교 4학년 김태희 양(10)은 “교과서로 읽으면 글과 사진이 전부이지만 갤럭시탭으로 수업을 하면 인터넷 검색으로 다양한 영상과 자료를 볼 수 있다”며 “특히 사회과목 수업에서 갤럭시탭을 활용할 때가 가장 재미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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