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이 총리인데… 국적위조해 자녀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5일 03시 00분


檢, 김황식 총리 조카며느리 과테말라 가짜여권 만든 혐의
언니와 함께 소환조사… 동화면세점 며느리도 불러

김황식 총리 동아일보 DB
김황식 총리 동아일보 DB
일진그룹 창업주의 차남인 허모 I사 대표(41)의 부인 박모 씨(36)가 여권을 위조해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부정입학시킨 혐의로 24일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허 대표는 김황식 국무총리 누나의 아들이다. 김 총리의 조카며느리인 부인 박 씨는 금호그룹 전 회장의 딸이다.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인천지검 외사부(부장 김형준)는 이날 오전 10시 박 씨를 피혐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박 씨는 브로커에게 수천만 원을 주고 과테말라 국적의 가짜 여권을 만든 뒤 자녀를 서울 마포구 상암동 D외국인학교에 부정입학시킨 혐의(사문서 위조 및 행사)를 받고 있다.

김 총리가 조카 부부의 자녀 부정입학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으므로 김 총리는 법적 도의적 책임이 없다. 하지만 외삼촌이 현직 국무총리인데도 편법으로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킬 만큼 해이한 사회지도층의 준법의식에 대해선 비난 여론이 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주 박 씨의 둘째 언니(40)도 같은 수법으로 자녀를 부정입학시킨 혐의로 소환 조사했다. 둘째 언니는 장모 한국철강 대표의 부인이다. 장 대표는 동국제강 창업주의 손자다.

검찰은 박 씨 언니의 e메일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동생 박 씨가 언니로부터 브로커를 소개 받아 가짜 여권을 만든 뒤 자녀를 부정입학시킨 정황을 잡고 이 부분을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이들 자매는 “투자이민으로 이해했다. 불법인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지난주 김모 동화면세점 전무(42)의 부인도 자녀를 부정입학시킨 혐의로 소환해 조사했다. 김 전무는 롯데그룹 창업주의 조카이며, 현직 동화면세점 대표의 아들이다.

외국인학교에 입학하려면 해외에서 3∼5년간 교육을 받았거나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이 외국 국적자여야 한다. 이 때문에 부모들은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 스스로 국적을 포기하거나 가짜 여권을 만들려고 이민알선업체를 찾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2010년 6월부터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입학시키려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1인당 5000만∼1억 원을 받고 가짜 중남미 및 아프리카 국가 여권과 시민권 증서를 만들어 준 혐의로 서울 강남지역 유학원 및 이민알선업체 대표 3명을 구속했다. 이달 초에는 외국인학교 세 곳과 강남지역 유학원 한 곳, 이민알선업체 두 곳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확보한 뒤 가짜 여권을 만든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지금까지 검찰이 자녀들을 외국인학교에 부정입학시킨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린 정관계 및 재계 인사는 30∼4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채널A 영상] “의사 정도는 ‘집안’ 축에도 못 들죠”…‘외국인학교’ 목 매는 부유층

[채널A 영상] 총리 조카도 국적세탁?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의혹
#외국인학교#부정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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