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재난위험건물 90곳 ‘오늘도 수업중’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5일 03시 00분


102곳 재난위험 D-E급 판정
보수 시급한데 예산 모자라 대부분 별 조치 없이 사용

전국 초중고 건물 중 102곳이 긴급한 보수가 필요한 재난위험 교육시설이며 이 가운데 90곳은 별다른 조치 없이 사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민병주 의원(새누리당)에게 제출한 ‘시도교육청별 재난 위험 시설 현황’에 따르면 3월 현재 전국의 초중고교 등 교육시설 6만5661동 중 102개 건물이 D, E급 재난위험 시설로 분류됐다. 초교 46개동, 중학교 15개동, 고교 32개동, 특수학교 4개동 등이다.

소방방재청 지침에 따르면 D, E급 시설은 ‘긴급히 보수·보강해야 하거나 사용 및 거주 제한을 요할 정도의 재난 발생 위험이 높은 시설’이다. 하지만 102곳 중 E급 시설 2동과 D급 시설 10곳을 제외한 90개 건물은 해당 학교가 예산 부족으로 철거나 개축을 하지 못한 채 계속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용산구 보광초교 내 건물 3동은 1960년대 초 건축돼 2008년 D급 시설로 분류됐다. 경북 김천시 김천초교의 건물 2동도 1960년대 후반 지어져 2010년 D급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예산이 없어 지금까지 모두 사용 중이다. 서울에서는 11개 사립 중고교의 17개 건물이 2008년과 2009년 D급 판정을 받고도 예산이 부족해 개축과 철거 계획을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의 시도교육청이 학교 건물의 개·보수와 신축 등에 사용한 교육환경개선사업비는 2009년 5.6%에서 지난해 3.1%로 줄었다. 민 의원은 “D, E급 건물이 지난해 93개에서 올해 102개로 늘어났지만 별도의 조치 없이 사용되고 있어 예산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국회 교과위 김태년 의원(민주통합당)이 교과부에서 제출받은 ‘각급 학교 누수실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비가 새는 초중고교가 전체 학교(1만1599곳)의 10.2%에 이르는 1181곳으로 집계됐다.

교과부는 “재정 여건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건물들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내년부터는 전국 학교들의 안전도를 매기고 여기에 따라 개축이나 리모델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재난위험#교육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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