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원 영아매매’ 호주TV 보도는 오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5일 03시 00분


당시 입양기관서 친모 면담
“집안 어려워 입양 보낸 것, 죄책감에 거짓말한게 그만”

한국의 조산원이 “출산 중 아이가 숨졌다”고 산모를 속인 뒤 아기를 빼돌려 호주로 입양시켰다는 사연을 전한 호주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호주 민영방송사 SBS는 18일 호주로 1988년 입양된 에밀리 윌(가명·24) 씨가 이 같은 이유로 친부모와 24년간 헤어져 살았다는 기구한 사연을 보도했다. 입양 수수료를 노린 조산소의 의도된 ‘영아 매매’라는 비난이 쏟아졌고 호주 법무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본보 24일자 A14면…[窓]조산원이 “출산중 숨졌다”던 딸, 24년만에…

그러나 24일 동아일보 확인 결과 이는 정상 입양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입양을 담당했던 동방사회복지회는 보도 이후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상담사를 보내 경기 화성시에 거주하는 윌 씨의 생모 A 씨를 면담했다. 복지회에 따르면 A 씨는 “조산소가 ‘아기가 죽었다’며 나를 속여 영아 매매를 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복지회는 이 같은 증언을 확보하고 입양동의서가 A 씨의 자필로 작성됐다는 ‘필적 감정’까지 마쳤다.

복지회 담당 상담사는 “당시 생모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입양을 결정했고, 죄책감에 두 딸에게는 ‘막내는 태어나자마자 죽었다’고 말했다”며 “어머니의 말만 듣고 그렇게 알고 있던 언니들이 윌 씨를 만나 ‘네가 죽은 것으로 알았다’고 말한 것을 오해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복지회 관계자는 “어려운 가정의 정상적인 입양 사연이 왜곡돼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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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매매#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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