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풍력발전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맡은 제주에너지공사가 고장 난 풍력발전기를 떠안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에너지공사는 올 7월 출범과 함께 제주도가 현물출자한 제주시 구좌읍 행원풍력발전단지 10기, 한경면 신창풍력발전단지 2기 등 12기를 넘겨받았다. 현장 점검을 한 결과 행원단지 4기, 신창단지 1기 등 5기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가동을 멈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말에는 제주를 강타한 제15호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행원단지에 있는 750kW짜리 풍력발전기 1기가 추가로 고장 났다. 전체 풍력발전기의 절반인 6기가 고장으로 가동을 중단한 것이다. 제주에너지공사는 행원단지에 있는 660kW 3기, 750kW 1기 등 4기는 고장 정도가 심각해 재가동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24일 밝혔다. 에너지공사는 고장 난 풍력발전기를 수리해 가동할 계획이지만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아 고충이 크다. 제주도가 출자한 풍력발전기만으로 설립해 에너지공사가 수리비를 부담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10MW 규모의 행원풍력발전단지는 2003년 완공됐다. 일부 풍력발전기는 1998년부터 한국전력에 전기를 판매하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풍력발전기의 내구연한은 20년이지만 고장이 잦았다. 상업운전을 시작할 당시 제주지역 풍력발전의 초기 단계로 장비와 전문인력이 드물어 고장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차우진 제주에너지공사 사장은 “덴마크에서 들여온 모델로 해안에 설치한 탓에 염분과 모래의 영향을 많이 받아 설계치보다 수명이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제주도와 협의를 거쳐 수리비가 많이 드는 풍력발전기를 철거하고 새 발전기로 대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