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을 흐르다 지표면으로 솟아나는 용천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제주도의 약속이 ‘공염불’이 되고 있다. 27일 제주도에 따르면 용천수를 보전하기 위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차별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었으나 여태까지 사업 추진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용천수 관리 및 보전 방침을 공약으로 발표할 당시 용천수 전수조사와 함께 생활문화를 포함한 실태조사를 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특히 제주의 대표적인 용천수를 선정해 유네스코(UNESCO) 국제수문자원 프로그램에 섬 지역의 가치 있는 ‘수자원’으로 등록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용천수 공약을 제시한 지 2년이 지나도록 용천수 보전 및 관리 사업은 전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환경자원연구원은 2010년 7월 제주도의회 임시회에서 용천수의 특성 등을 전수 조사하겠다고 했으나 환경자원연구원이 보건환경연구원 조직으로 개편되면서 흐지부지됐다.
용천수는 지하의 커다란 물줄기를 따라 흐르다 암석이나 지층의 틈새를 통해 지표로 나오는 물로 제주지역에 상수도가 보급되기 이전엔 생명수나 마찬가지였다. 1999년 제주도 최초의 용천수 조사 결과 911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안가 등 해발 200m 이하 저지대에 전체의 92.3%인 841곳이 위치하고 있다. 제주지역 마을이 해안을 따라 형성된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제주도수자원본부가 1998년부터 1999년까지 용천수 용출량을 측정한 결과 하루 평균 108만3363t으로 나타났다. 그대로 방치하거나 폐쇄한 용천수가 상당수에 이르지만 일부는 지금도 상수원이나 생활용수 등으로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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