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0일 오전 4시.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자취방에서 혼자 자고 있던 여대생 A 씨(19)는 손에 이상한 느낌이 들어 잠에서 깼다. 어둠 속에서 서서히 정신을 차린 정 씨는 자신의 손을 쓰다듬고 있는 침입자를 발견하고는 공포에 질려 소리를 질렀다. 고함 소리에 놀란 듯 침입자는 잽싸게 도망쳤다.
며칠 뒤 새벽, 인근 주택가의 가정집에 또 이 추행범이 침입했다. 잠기지 않은 문을 열고 들어간 남성은 자고 있는 주부 B 씨(63)의 옆에 가만히 앉아 손을 만지기 시작했다. 다른 곳은 손대지 않았다. 잠에서 깬 B 씨는 놀라 “사람 살려”라고 외쳤고, 남성은 바로 도주했다. 이렇게 두 달 동안 서대문·은평구 일대에서 비슷한 내용의 경찰 신고가 6건 쏟아졌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폐쇄회로(CC)TV에 찍힌 범인의 인상착의를 토대로 탐문수사를 벌여 25일 범인을 붙잡았다.
범인은 마포구의 한 치킨집 종업원 이모 씨(27). 그는 경찰 조사에서 “여성의 나이나 외모는 상관없이 밤만 되면 여자 손을 만지고 싶은 욕구를 주체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장소도 가정집부터 마사지 업소까지 다양했다. 피해자들은 “손 이외에 다른 곳을 만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 씨는 경찰에서 이런 성도착 증세가 시작된 것은 중학교 시절부터라고 했다. ‘포크댄스’ 등 단체로 춤을 출 때 잡은 여학생의 손이 야릇하게 느껴지며 집착이 시작됐다는 것. 서대문경찰서는 이 씨를 주거침입과 강제추행 혐의로 27일 구속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