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8시 18분경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의 L물류센터 1층 화재 현장. 화재 진압에 나섰던 김성은 소방위(45·화도안전센터 2팀장·사진)가 현장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그는 전날 오후 11시 34분경 발생한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 화재는 1시간여 만인 밤 12시 45분경 완전 진압됐지만 김 소방위는 이날 오전 8시까지 밤을 꼬박 새우며 연기를 빼는 작업에 참여했다. 동료들은 현장 교대를 위해 휴식 중이었지만 그는 혹시 있을지 모를 추가 화재나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물류센터 안에 남아있었다.
교대팀이 도착했는데도 김 소방위가 나타나지 않자 동료들이 그를 찾아 나섰다. 그러나 그의 맥박은 거의 뛰지 않는 상태였다. 동료들이 응급처치를 한 뒤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겼지만 오전 10시 25분 끝내 순직했다.
김 소방위는 2남 1녀의 장남이었다. 넉넉하지 않은 집안에서 태어나 동생들을 뒷바라지하느라 아직 결혼도 못했다고 한다. 홀어머니(76)도 그가 모시고 살았다. 쉬는 날에는 노모를 위해 말동무가 돼 주던 착한 아들이었다. 함께 근무했던 한 소방관은 “항상 성실하게 자기 맡은 일을 해내는 책임감 강한 선배였다”며 “노모에게 어떻게 말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김 소방위가 소방공무원이 된 것은 1993년 9월. 올해로 20년차 베테랑 대원이다. 올 1월 화도안전센터 2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누구보다 용감하고 성실하게 화재 현장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말수도 적어 늘 묵묵하게 일했고, 주변의 어려움을 제 일처럼 도왔다고 동료들은 입을 모았다.
소방방재청은 고인을 소방경으로 1계급 특진시키고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고인의 유해는 30일 벽제화장장에서 화장된 뒤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김 소방위가 유독가스에 질식사했는지, 아니면 과로사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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