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시들고 찌든 것들을 소생시키는 예술의 힘… 충주댐 때를 미술작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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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0일 03시 00분


물때-이끼로 생긴 얼룩, 獨 청소기업이 부분세척
호랑이-소나무 그리기로

청소장비 전문기업인 카처사가 충북 충주댐에서 ‘카처 충주댐 아트 클리닝’을 8일부터 12일간 일정으로 진행 중이다. 고압의 물로 때를 부분 세척해 호랑이와 소나무를 그릴 예정이다. 사진은 호랑이 그림이 완성됐을 때를 예상한 모습이다. 카처 제공
청소장비 전문기업인 카처사가 충북 충주댐에서 ‘카처 충주댐 아트 클리닝’을 8일부터 12일간 일정으로 진행 중이다. 고압의 물로 때를 부분 세척해 호랑이와 소나무를 그릴 예정이다. 사진은 호랑이 그림이 완성됐을 때를 예상한 모습이다. 카처 제공
충북 충주댐에 30년 가까이 더께 진 물때와 이끼 등 얼룩이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한다.

9일 한국수자원공사 충주권관리단에 따르면 독일의 청소장비 전문기업인 카처사는 19일까지 충주댐의 때를 세척해 그림을 그리는 ‘카처 충주댐 아트 클리닝’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8일 시작한 이 작업은 충주댐을 도화지 삼아 얼룩을 부분 세척해 그림을 만드는 것으로 묵은 때가 물감이 되고, 청소기가 붓이 돼 그림을 완성하는 이색 프로젝트다. 충주댐에는 대한민국의 기상과 얼을 상징하는 ‘호랑이’와 ‘소나무’를 그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전문 아티스트와 클리닝 전문가가 최근 충주댐을 찾아 댐의 형태와 오염도를 측정해 현재 댐의 상태 및 주변 자연을 최대한 고려한 맞춤 그림 도안을 완성했다. 이 도안을 바탕으로 댐을 정교하게 측량해 표식을 찍고, 이를 연결하면서 세척을 진행한다. 도안을 구상한 클라우스 다우벤 교수는 “충주댐은 때가 균일하게 끼어 있지 않다”며 “이런 댐의 상태 때문에 호랑이의 얼룩무늬를 더욱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다. 산으로 둘러싸인 주변 환경을 통해 호랑이가 숲에서 나오는 느낌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작업은 별도의 색을 더하지 않고, 세척 시에도 고압의 물 이외 세제 등을 전혀 쓰지 않는다.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자연 그대로를 활용해 예술로 승화시키는 것이라고 카처 측은 설명했다.

카처 측은 사회공헌 차원에서 1980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 90여 곳의 문화유산 및 랜드마크를 청소해 주는 ‘클리닝 캠페인’을 펴고 있다. 1980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거대 예수상을 시작으로,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1985년), 독일 통일의 상징 브란덴부르크 문(1990년), 이집트의 멤논 거상(2002년), 미국의 러시모어 대통령 조각 바위(2005년), 미국 시애틀의 스페이스 니들(2008년), 일본 도쿄의 니혼바시 다리(2010년) 등에서 활동을 벌였다. 지난해에는 서울의 랜드마크인 N서울타워와 남산 팔각정 앞 계단, 남산도서관 옆 계단을 세척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충주권관리단 신윤호 씨는 “충주댐에 쌓인 세월의 때가 예술로 부활하면 충주호를 중심으로 한 주변 지역 명소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85년 12월 20일 준공된 충주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콘크리트 중력식 다목적댐이다. 유역 면적은 6648km², 저수 용량은 27억5000만 t이다. 연간 33억8000만 m³의 용수를 공급하고 844.1Gwh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충주댐#예술 작품#카처 충주댐 아트 클리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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