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고졸 채용 예정자를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기업대학을 처음으로 설립했다. 현대백화점 등 10여 개 기업도 고용노동부와 협의해 연내 기업대학을 세울 예정이다.
기업대학은 고졸 채용 예정자에게 연간 300시간이 넘는 교육을 제공해 대졸 이상의 고숙련 인재로 키우는 회사 내 교육기관이다. 기존 재직 근로자와 협력업체 근로자(채용 예정자 포함)도 입학할 수 있어 대-중소기업 상생(相生) 차원의 인력 양성도 꾀한다.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파리크라상 등에 설치된 교육과학기술부 인가 학위과정 사내 대학과는 다르지만 기업의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학과를 만들어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고용부는 수강료의 80%와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의 임금 일부(최저임금의 120%)를 지원해 기업대학 설립을 장려하고 있다.
LG전자는 9일 경기 평택시 디지털파크 러닝센터에서 기업대학 출범식을 갖고 이달 말부터 328명의 근로자를 교육하기로 했다. 이들 가운데 협력업체 소속은 143명, 채용 예정자는 185명이다.
학생들은 열린고용, 상생협력, 스킬업 등 3개 학부, 14개 학과로 나뉘어 공부한다. 디지털가전서비스 휴대전화서비스 가전서비스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개발 등 고졸 채용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과는 연간 320시간 이상, 동반성장경영 식스시그마 품질공학 제품신뢰성 등 기존 근로자 대상 학과는 100시간 이상 교육받는다. 강사는 대부분 사내에서 선발한다.
이영하 LG전자 사장은 “그동안 축적한 사내 인재 육성 노하우를 사회와 나눌 수 있어 기쁘다”며 “기업대학의 취지를 살려 성공적으로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 외에 현대백화점도 11월 중 기업대학인 ‘유통대학’을 설립하고 내년 초부터 2년간 869시간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유통 관련 전문지식뿐 아니라 경영학, 심리학, 어학, 인문교양 등 다양한 과목을 가르치기로 했다.
박성희 고용부 직업능력정책관은 “고졸 인력도 고숙련 근로자로 일할 수 있게 됐다”며 “고졸을 대상으로 한 열린 채용과 청년층의 조기 취업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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