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에 흰 수염, 한복 바지저고리 차림으로 마치 조선시대 선비를 연상시키는 98세 노인이 난생처음 운전면허를 따 노익장을 과시했다. 충남 공주시 사곡면에 사는 박기준 할아버지(1914년생·사진)는 10일 오전 공주경찰서에서 이시준 서장의 축하 속에 운전면허증을 받았다. 역대 최고령 운전면허취득 기록으로, 종전 기록은 2000년에 2종 보통면허를 딴 92세 이모 할아버지가 갖고 있었다.
박 할아버지는 5월 원동기 면허를 취득한 뒤 2종 보통면허에 도전하겠다며 운전학원을 찾았다. 학원 관계자들은 “시험 삼아 한 번 자동차면허시험장에서 학과와 기능 시험을 치러 보라”고 권했다. 박 할아버지는 7월 11일 학과와 기능 합격증을 손에 쥐고 다시 나타났다. 그러고는 3개월간 도로주행 연습에 매달려 면허증을 거머쥐었다. 100세를 앞둔 그는 “공부하고 연습하니 별거 아니었다”며 “그동안 다리가 아파 고생하는 아내(96)를 아들이 차로 보건소에 데려다 줬는데 이제는 내가 직접 할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박 할아버지는 요즘도 아침에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 정도로 건강한 편이다. 나이를 감안해 운전은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만 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는 “삶의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운전면허 취득에 도전했다”며 “포기하지 않으면 못할 일이 없다. 젊은이들에게 교훈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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