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대학원생 10명 중 거의 1명꼴로 교수 논문을 대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인권센터는 대학원생 1352명을 대상으로 인권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8.7%의 학생이 ‘교수 논문을 대필했거나 가로채기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실 선배의 논문을 대필하거나 가로채기당한 경우도 7.3%에 달했다.
인권센터에 따르면 논문을 대필한 학생은 연구실적을 부풀리려는 교수의 요구에 마지못해 응하거나 논문을 대필하지 않을 경우 논문심사를 통과하지 못할까 봐 응했다고 답했다. 논문을 빌미로 물질적 대가를 요구받았다고 답한 학생도 29명에 달했다.
교수로부터 ‘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가치가 떨어지니 어릴 때 일찍 결혼해라’와 같은 성 비하 발언을 들었다는 대학원생이 전체 응답자의 19.8%나 됐다. ‘회식 자리에서 분위기를 띄우라’는 식의 강요를 받은 학생도 19.2%였다. 한 학생은 “‘여자가 그렇게 놀아야 제맛’이라는 교수의 강요에 한 여자 대학원생은 테이블 위에서 춤까지 췄다고 한다”고 답했다. 여학생 A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숙사 룸메이트는 지도교수로부터 ‘박사 논문을 받으려면 나와 자야 한다’는 얘기까지 들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연구실 프로젝트 등 과도한 업무량으로 자신의 공부나 연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답한 대학원생이 32.5%에 달했다. ‘출장 간 교수의 빈집에 가서 개밥을 줬다’ ‘은퇴한 교수의 집에서 잔디를 깎았다’ 등 “교수로부터 부적절한 개인적 업무 지시를 받았다”고 답한 학생도 1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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