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하는 가을산에 오르면 평소 쌓였던 스트레스나 근심을 잊을 수 있다. 그러나 단풍의 화려함에 정신이 팔려 평소 가지 않던 등산로에 가면 자칫 탈진하거나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자신의 체력과 복장, 장비에 맞는 등산코스를 선택하는 것은 가을 산행의 필수조건. 이를 위해 주요 명산지 탐방로의 난이도를 과학적으로 측정한 결과가 처음 나왔다.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북한산 설악산 지리산 등 전국 9개 국립공원 내 탐방로 117개의 난이도를 조사했다고 12일 밝혔다. 1년 동안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직접 탐방로를 이동하며 경사도를 측정하고 폭, 노면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난이도는 매우 어려움, 어려움, 보통, 쉬움, 매우 쉬움 등 5개 등급으로 나누었다. ‘매우 어려움’은 아주 심한 경사와 돌로 이뤄진 장거리 산행코스로 등산 전문가에게 적절하다. ‘어려움’은 동행자와 대화하기가 불편할 정도의 심한 경사와 대부분 돌로 이뤄진 중거리 코스다. ‘보통’은 등산로 중에서 비교적 쉬운 코스로 약간의 경사와 대부분 흙으로 이뤄진 단거리 구간이다. ‘쉬움’은 비교적 평탄한 흙길 위주의 탐방로로 어린이나 노인도 쉽게 다닐 수 있는 코스다. ‘매우 쉬움’은 길이 매우 평탄하고 경사도 완만해 휠체어나 유모차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쉬움과 매우 쉬움은 산책로나 나들이 코스의 성격이 크다.
117개 탐방로 가운데 최고난도인 곳은 지리산 종주코스. 노고단부터 중산리까지 30.9km에 이르는 구간으로 18시간 30분이 걸린다. 쉬운 탐방로는 설악산 소공원∼비선대 등 전체의 6%에 달했다. 공단은 이달 중 등급 안내판을 설치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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