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DMZ) 관광은 낯설면서도 이색적인 여행이다. 복잡한 출입절차와 최북단이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여행에 제한이 많다. 하지만 DMZ는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와 분단의 아픔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좋은 여행 코스. 약간만 정성을 들이면 남들이 자주 가지 못하는 비경을 볼 수 있다.
DMZ 관광은 ‘제3땅굴∼도라전망대∼도라산역’을 방문하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가장 먼저 들르는 곳은 경기 파주시 군내면의 제3땅굴(길이 1635m). 지금까지 발견된 땅굴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폭 2m, 높이 2m로 지하 73m까지 직접 걸어서 이동한다.
서부전선 최북단 관측소인 도라전망대(해발 156m·사진)는 남한에서 북한을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이다. 북한초소와 남한초소 사이 거리가 1800m밖에 되지 않아 북한 군인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송악산과 개성시내까지도 한눈에 들어온다. 경의선 남측 최북단 역인 도라산역은 2002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함께 철도 침목에 서명한 곳이다.
DMZ는 개인, 단체(30명 이상) 모두 여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개인은 예약을 받지 않고 선착순으로 3000명만 입장할 수 있다. 임진각 입장료는 개인 1만1700원, 단체 6600원. 출입을 위해서는 신분증이 필수다.
때 묻지 않은 자연생태계를 보고 싶다면 임진강 하구 장단반도를 가 보는 것도 좋다. 이곳은 물억새와 갈대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국내 최대 독수리 서식지로 흰꼬리수리, 독수리 등 다양한 물수리와 매를 볼 수 있다. 퇴적지인 초평도에서는 재두루미 개구리매 흰목물떼새 등 멸종위기 조류를 관찰할 수 있다.
경원선 철도의 남쪽 중단점도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이다. 1912년에 개통된 경원선은 용산과 원산을 잇는 222.7km의 철도지만 현재는 의정부역에서 연천군 신탄리역까지 57.6km 구간만 운행된다. 신탄리역 근처에는 그 유명한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고 쓰인 푯말이 세워져 있다.
DMZ를 자전거를 타고 돌아볼 수 있는 상품도 있다. 매월 넷째 주 일요일 오후 2시에 시작된다. DMZ 홈페이지(dmz.gg.go.kr)나 임진각 평화누리 홈페이지(peace.ggtour.or.kr)를 통해 사전 신청이 가능하다. 구간은 ‘임진각∼통일대교∼군내삼거리∼64통문∼임진각’(17.2km). 회당 300명 이내로 참여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1만 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DMZ 일원의 다양한 생물에 대해 알아보는 ‘찾아가는 생태문화 교실’(031-888-5155), 생태관광해설사가 동행해 DMZ의 생태와 역사 문화를 배우는 ‘DMZ 스토리텔링’(031-953-4854) 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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