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중 DMB 시청, 내년 3월부터 범칙금 7만원… 켜놓기만 해도 딱지 뗀다

■ Q&A로 본 ‘운전중 영상금지’

내년 3월부터 운전 중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기기를 켜놓기만 해도 최고 7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행정안전부는 23일 DMB 시청으로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내년 3월까지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해 운전 중 영상표시·조작 금지의무를 위반하면 자전거 3만 원, 오토바이 4만 원, 승용차 6만 원, 승합차는 7만 원의 범칙금과 벌점 15점을 각각 부과할 예정이다. 하지만 실제 단속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질 수 있어 논란도 예상된다.

Q: 조수석이나 뒷자리에 앉은 사람은 DMB를 봐도 되나.

A: 운전자가 볼 수 있다면 안 된다. 기존 법안에는 ‘운전자는 운전 중 DMB를 시청해선 안 된다’고 돼 있지만 이번 개정안에는 ‘운전자가 볼 수 있는 위치에 영상이 표시되면 안 된다’고 변경됐다. DMB를 켜놓기만 했을 뿐 보지 않았다고 주장해도 단속을 피할 수는 없다. 다만 외장용 장치의 경우 각도를 조수석 쪽으로 돌려 운전자가 볼 수 없도록 한 뒤 시청하거나 뒷자리처럼 운전자가 볼 수 없는 위치에 부착해 시청하는 것은 가능하다. 단, 정차 중에는 운전자도 DMB 시청이 가능하다.

Q: 단속 시 외장용 DMB를 조수석 쪽으로 돌려놓은 뒤 ‘보지 않았다’고 주장하면 어떡하나.

A: 운전자가 볼 수 있는 방향으로 DMB를 켜놓고 가는 모습이 경찰에 목격되면 단속 대상이다. 단속 이후 DMB의 방향을 옮긴 뒤 ‘보지 않았다’고 주장하더라도 처벌을 피하기는 힘들다. 경찰의 범칙금 통고처분에 불복해 즉결심판을 받더라도 경찰관의 주장을 뒤엎을 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대체로 판사는 경찰의 말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Q: 내비게이션을 보는 것도 안 되나.

A: 내비게이션과 같은 지리안내 영상이나 교통정보안내 영상은 볼 수 있다. 또 운전 시 자동차의 좌우 또는 전후방을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영상도 괜찮다.

Q: DMB 말고 내려받은 영화는 봐도 되나. 휴대전화로 영상을 보거나 태블릿PC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은 사용해도 되나.

A: 안 된다. 기존 법안은 DMB만 금지했지만 개정안은 ‘영상표시장치’라는 문구를 넣어 영상을 표시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장치로 영상을 시청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 차량에 부착돼 있는 것뿐 아니라 운전자가 휴대하고 있는 영상표시장치 역시 시청이 금지된다. 운전 중 영상 시청뿐 아니라 영상표시장치를 조작하는 것 역시 금지하고 있다.

Q: 달리는 차에서 시청하는 것을 경찰이 어떻게 단속하나.

A: 경찰도 그게 고민이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단속장비 없이 현장 경찰관이 눈으로 보고 단속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안전을 위해 운전자 스스로 법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