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상수도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31일까지 물가대책심의위원회에 상수도요금을 평균 8.2% 올리는 안을 상정하기로 한 것. 시는 가정용은 t당 450원에서 490원, 공장과 상업시설 등에서 사용하는 일반용은 820원에서 900원, 목욕탕용은 560원에서 610원으로 각각 인상할 계획이다. 이 인상안이 통과되면 다음 달 ‘상수도요금 인상 조례개정안’을 시의회에 부쳐 내년 2월부터 적용 한다.
시가 요금 인상을 검토하는 것은 2008년 요금 인상 이후 4년째 동결돼 상수도요금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 현재 인천의 5개 정수장은 경기 팔당취수장(54%)과 서울 풍납취수장(46%)에서 하루 평균 96만여 t에 이르는 원수를 공급받아 수돗물을 생산하고 있다. 시는 매년 440억 원이 넘는 원수비용을 한국수자원공사에 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인천지역 수돗물 생산원가는 t당 696.29원이지만 판매단가는 643.51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정부는 내년에 원수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2022년까지 2304억여 원을 투입해 5개 정수장에 연차적으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하려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상수원의 부영양화 현상과 녹조류 발생이 심각해져 수질이 악화되면서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설은 현재 전국 대부분의 정수장에서 사용하는 일반 정수시설로는 제거되지 않는 농약, 유기화학물질, 냄새물질, 소독부산물질 등 유해물질을 제거할 수 있도록 정수 과정에 활성탄을 넣거나 오존처리를 하는 것이다. 고도정수처리 과정을 거치면 이상한 맛과 냄새, 유기물질(트리할로메탄, 페놀, 벤젠 등)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해 수돗물의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곰팡이, 흙냄새를 유발하는 물질 등도 제거된다. 시는 풍납 원수를 사용하는 부평정수장에 2014년까지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한 뒤 단계적으로 나머지 정수장에 시설을 도입할 방침이다.
또 시는 3500억 원을 들여 녹이 슬어 정수장에서 흘려보내는 수돗물을 오염시키거나 물이 새는 낡은 수도관을 교체할 계획이다. 2008년부터 최근까지 수도관 239.3km를 바꿨으며 2015년까지 182.1km를 추가로 교체한다. 이 밖에 배수지 건설 사업과 다음 달부터 전기요금이 인상됨에 따라 연간 27억 원에 이르는 추가 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에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정재덕 상수도사업본부 업무부장은 “내년부터 ‘깨끗하고 냄새 없는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려면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며 “인천시민이 수돗물을 그대로 마시는 음용률이 현재 47.3%이지만 2014년까지 55%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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