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서남북]“신속한 범인 검거, 실전훈련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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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6일 03시 00분


제주 경찰 긴급배치훈련… 강력범죄 수사 효율 높여

임재영 사회부 기자
임재영 사회부 기자
“강력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수시로 실시한 수사긴급배치훈련(FTX)이 어머니를 살해한 패륜아를 검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서귀포경찰서 지동권 강력계장은 그동안 살인, 강도, 납치, 강간 등 모의 상황을 설정하고 실시해 온 훈련이 톡톡한 효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살인사건 접수는 24일 낮 12시 15분. 신고를 받자마자 10여 분 만에 현장에 형사 20여 명이 도착했다. 방안에는 강모 씨(64·여)가 흉기에 찔려 숨져 있었다. 가족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강 씨의 아들인 서모 씨(36)를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지구대에서는 길목마다 차량을 세워 검문을 했고 형사들은 범행 현장에서 동서쪽으로 나뉘어 활동을 시작했다. 공항과 항만에도 형사들이 긴급 배치됐다. 서귀포 시내를 추적 조사하던 형사로부터 긴급 무전이 날아왔다. 용의자 차량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형사들은 곧바로 현장에 또다시 집결해 주변 숙박업소와 찜질방 등을 뒤져 이날 오후 4시 45분경 모텔에 숨어 있던 용의자 서 씨를 검거했다. 사건 신고를 접수한 지 4시간 반 만이다.

3일 새벽 제주시 한 당구장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용의자 검거도 수사긴급배치훈련의 덕을 톡톡히 봤다. 제주동부경찰서 소속 비번 형사들이 긴급출동하다 범행 현장에서 1km가량 떨어진 주택가에서 범인 김모 씨(47)를 범행 1시간 40여 분 만에 검거했다. 통화 내용과 신발에 묻은 혈흔 등이 결정적인 단서였지만 거듭된 모의훈련을 통해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제주경찰은 ‘묻지 마 범죄’가 사회 문제로 대두하자 지난달 초부터 수사긴급배치훈련을 강화했다. 지금까지 모두 9차례에 걸쳐 훈련을 실시했다. 종전에는 명절이나 연말을 전후해 훈련을 했지만 형식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수사형사들은 경험이나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전에 가까운 훈련을 통해 ‘감’을 키웠다. 경기 부녀자 연쇄살인범 강호순을 검거한 제주지방경찰청 나원오 수사과장이 6월 말 부임한 뒤 각종 강력사건에 대한 노하우도 전수됐다.

범죄는 예방이 최우선이지만 사건이 발생하면 신속한 검거를 위해 초동 수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장에서 뛰는 형사들의 감각과 긴장감도 필수적이다. 다른 지역보다 강력사건이 드문 제주에서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훈련이 성과를 낸 것은 귀감이 될 일이다.

임재영 사회부 기자 jy788@donga.com
#지동권 강력계장#수사긴급배치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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