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6시 50분경 A 씨(52·여)가 서울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로 이런 내용의 전화를 걸어 왔다. 경찰기동대원 등 경찰 70여 명과 군병력 30여 명이 신고 지점인 북한산 형제봉에 출동했다. 경찰과 군은 형제봉 일대를 3시간가량 이 잡듯 뒤졌지만 A 씨가 말한 인상착의와 비슷한 인물조차 발견할 수 없었다.
경찰은 자세한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A 씨에게 신고 경위를 다시 물었다. A 씨는 처음에는 “기도하기 위해 3일 동안 북한산을 오르내리는 나를 고정간첩이 미행했다. 오늘은 기도하는 곳까지 따라왔다가 내가 숨자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이 “만나서 이야기한 것도 아닌데 간첩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느냐”며 추궁하자 황당한 대답이 돌아왔다.
산에서 기도하던 중 신이 간첩 얼굴을 보여줬다는 것. A 씨는 “신이 계시를 내렸는데 왜 믿지 못하느냐”며 오히려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진술에 신빙성이 없어 일단 허위신고로 보고 있다”며 “사실인지 가리기 힘든 신고 근거를 대고 있어 처벌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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