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덕(69) 전 새누리당 의원이 불법 정치자금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29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는 평소 알고 지내던 경남 합천의 기업가인 진모 H공업 회장(57)에게서 정치자금법상 금지된 방법으로 3차례에 걸쳐 3000만 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홍 전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에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0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있다며 홍 전의원을 검찰에 고발했지만, 수사결과 3000만 원만 확인됐다.
검찰은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진 회장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홍 전 의원은 지난해 9월 8일과 올해 2월 27일께 서울 성동구 옥수동 자택에서 진 회장이 보낸 쇠고기 선물 택배로 500만 원씩 2번에 걸쳐 총 1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3월 23일께 서울 종로구 인의동 사무실에서 진 회장으로부터 중국산 녹각상자에 든 2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포함된다.
홍 전 의원은 이 돈을 선거운동 과정에서 식사비용 등 활동비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는 지난달 17일 진 회장의 전 운전기사 고모 씨의 제보를 토대로 홍 전 의원이 진 회장에게서 3월 중순 담배상자에 담은 5000만 원을 받고 작년 추석과 올 설에 쇠고기 선물과 함께 각각 500만 원을 받는 등 총 6000만 원을 수수한 의혹이 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홍 전 의원과 진 회장을 각각 한 차례 소환조사한 결과 고기 선물과 함께 받은 1000만 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진술, 제보자 진술, 제보자가 촬영한 택배 사진, 현금인출, 통화내역 등이 이에 부합했다.
그러나 돈 상자로 5000만 원을 건네받은 의혹의 경우 2000만 원 수수 사실만 인정되고 나머지 3000만 원은 증거 부족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중국산 담배상자에 현금이 담겨 있었다는 고 씨의 주장도 확인결과 진 회장이 올해 3월 초 중국 방문 당시 샀던 녹각 상자로 밝혀졌다.
검찰은 "홍 전 의원과 진 회장은 금전을 수수한 사실 관계는 시인하면서도 금액은 2000만 원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고 씨는 선관위 제보 당시 홍 전 의원 사무실에 있던 신모 씨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검찰 확인결과 홍 전 의원과 진 회장이 직접 금품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제보자의 진술과 돈 상자 사진, (현금 수수) 이틀 전에 진 회장 측 계좌에서 2000만 원이 현금 인출된 사실, 관련자들의 통화내역 등을 종합하면 2000만 원 수수 사실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관위는 진 회장으로부터 5000만 원이라고 들었다는 고 씨 진술을 바탕으로 고발했으나 고 씨는 돈을 세어보는 등 금액을 확인한 바 없고 돈 사진만으로는 금액 산정이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두 사람이 주고받은 금품에 사업 청탁 등 대가성은 없는지 살폈으나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또 고발된 금품 외의 의심 자금도 추적했으나 구체적 증거로 확인된 사실은 없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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