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걷기축제가 31일 올레 10코스에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해안, 오름을 쉬엄쉬엄 걷고 공연을 즐기며 제주의 가을에 푹 빠졌 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기온이 떨어져 다소 쌀쌀했지만 뭉게구름이 걸린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진 바다는 제주의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31일 오전 제주올레 10코스 시작점인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금모래해변. ‘2012 제주올레 걷기축제’ 참가자들은 간단한 스트레칭과 개막식을 마치고 곧장 길을 나섰다. 길에는 사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해변을 지나자마자 나타난 해안 퇴적암지대의 기기묘묘한 형상은 일반 현무암 해안과는 또 다른 멋을 안겨줬다. 해안 절벽 위 오솔길에는 보라색 쑥부쟁이, 빨간 돌가시나무 열매가 고개를 들어 올레꾼을 맞이했다. 해안 모래밭을 걷는 재미도 쏠쏠했다. 세계지질공원의 하나인 용머리해안에 올라선 순간 뒤로는 웅장한 산방산이 우뚝 섰고 앞에는 드넓은 바다가 펼쳐져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든다. 산방연대에서는 클래식기타 연주, 제주의 전통소리 공연이 열렸다. 오감(五感)이 한꺼번에 열리면서 일상의 번거로움, 스트레스가 바람처럼 사라졌다.
걷기축제는 하루에 한 코스를 걷는다. 10코스(화순금모래해변∼하모체육공원·14.8km)를 시작으로 1일 11코스(하모체육공원∼무릉생태학교·18.0km), 2일 12코스(무릉생태학교∼용수포구·17.5km), 3일 13코스(용수포구∼저지마을회관·17.2km)로 짜였다. ‘즐기자, 이 길에서’를 주제로 축제 참가자들은 길을 걸으며 바닷가, 숲길, 오름(작은 화산체)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올레 코스 주변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된장국수 성게칼국수 호박찐빵 등 음식을 만들어 제공한다.
코스마다 10여 곳에서 야외무대가 펼쳐진다. 노래는 물론이고 오케스트라 공연, 첼로·플루트 연주, 무용, 뮤지컬, 난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축제 참가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축제 마지막 날인 3일 오후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폐막 파티에는 뮤지컬을 비롯해 퍼니밴드, 들국화 등의 밴드 공연이 펼쳐진다.
사단법인 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는 축제 기간에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개인 수저와 컵 사용을 권유했다. 길을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클린 올레’에 참여하면 기념품을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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