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벌교 ‘참꼬막의 위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일 03시 00분


보성군 올 생산량 700t 5년새 70% 줄어… 가격 3배 폭등

찬바람이 불면서 꼬막에 맛이 들기 시작했다. 꼬막은 반찬은 물론이고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꼬막은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 등 3종류가 있다. 참꼬막은 예로부터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는 8진미 중에서도 1품으로 꼽혔다. 제사상에 올라 제사꼬막이라고도 불린다. 참꼬막은 껍질이 두껍고 골(줄)이 깊고 뚜렷하다. 맛도 쫄깃하다.

전남 보성군 벌교 앞바다 여자만 갯벌은 전국 참꼬막의 70%를 생산한다. 여자만 갯벌은 모래, 황토가 섞인 다른 지역과 달리 차진 진흙으로 이뤄졌다. 언제부터인가 보성 벌교 특산물인 참꼬막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식탁에서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보성군은 올해 참꼬막 생산량이 700여 t으로 예상된다고 1일 밝혔다. 2007년 참꼬막 생산량이 2500t인 점을 감안하면 5년 만에 생산량이 70% 감소했다. 참꼬막이 귀해져 가격도 급등했다. 올해 가격은 25만 원(20kg)으로 2007년 7만∼8만 원의 3배 이상으로 올랐다.

보성군 관계자는 “참꼬막 가격 안정을 위해 대책을 모색했으나 생산량이 크게 줄어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며 “참꼬막 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참꼬막 생산량이 감소하는 것은 새끼(치패 또는 종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 해양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새끼 꼬막의 감소원인에 대해서는 수온 상승, 천적인 동물성 플랑크톤 증가 때문이라는 추정만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참꼬막 1mm 크기 새끼(치패) 양식은 성공했지만 2cm 크기(종패)로의 양식 성공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참꼬막은 2∼3년 양식하면 상품성을 갖게 된다.

보성군은 2016년까지 종패 배양장, 패류연구센터 등을 만들어 참꼬막 위기 대응책을 찾을 방침이다. 반면 새꼬막은 양식기간이 2년 정도로 짧고 쉽게 양식할 수 있어 생산량이 늘고 있다. 전남지역의 지난해 새꼬막 생산량은 1만5000t에 달했다.

참꼬막을 먹을 수 있는 제11회 벌교꼬막축제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벌교 제일고 특설무대와 대포리 갯벌에서 열린다. 축제에선 대형 꼬막비빔밥 만들기나 꼬막 던지기, 꼬막무게 알아맞히기, 꼬막 까기, 널배 타기 대회 등 각종 갯벌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태백산맥 문학기행이나 보성소리 명창공연 등 문화행사도 열린다. 강복수 벌교꼬막축제추진위원장은 “남도 갯벌과 대한민국 문학기행 일번지라는 특색을 잘 살려 가족과 함께하는 대표적인 체험 축제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참꼬막#갯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