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의 진로교육이 내년부터 확대된다. 특히 초등생의 경우 발달과정과 눈높이에 맞춘 진로교육 콘텐츠와 프로그램이 학교현장에 도입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초 발표한 ‘진로교육 활성화 추진계획’에 따라 12월까지 일선 초등학교에 △만화 △영상 △스마트폰 앱 △디지털진로교과서 등 다양한 형태의 진로교육 콘텐츠를 보급하기로 했다. 진로상담을 위한 전용공간인 진로활동실과 진로활동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김연배 교과부 진로교육과 연구관은 “내년부터는 실제 수업을 통해 달라진 진로교육을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초등 진로교육은 무엇이 달라지고, 학부모들은 어떻게 대비할 수 있을지 살펴보자.》 ○ 교과통합형 진로교육과 의사소통 능력교육 강화
내년부터 초등학교에 적용되는 진로교육의 두드러지는 특징은 ‘교과통합형 진로교육’의 도입과 더불어 ‘진로교육과 연계된 읽기, 쓰기, 말하기 교육’의 강화다.
교과통합형 진로교육은 교과수업과 진로수업을 구분하지 않고 각 교과공부를 하면서 해당 진로교육도 병행하는 방식. 예를 들어 수학에서 ‘여러 가지 입체도형’ 단원을 공부한다면 단원 마지막 부분에서 ‘내 꿈을 담은 건물을 만들자’라는 주제로 자신의 꿈을 쓰고 이를 상징하는 건축물을 그려보는 것. 자신이 그린 건축물을 위, 앞, 옆에서 바라본 모습을 상상해 그리면서 진로교육과 도형교육도 함께하는 방식이다. 교과부는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실과, 미술 등 6개 과목 수업을 교과통합형 진로교육과 접목하도록 만든 지도안을 11월 말까지 초등학교에 보급한다.
‘대인관계 및 의사소통역량 개발’ 교육도 강화된다. 효과적인 의사소통 방법에 대한 학습을 진로교육 목표에 맞춰 더욱 구체화하는 것. 읽기, 쓰기, 말하기 등 의사소통능력을 키우는 교육을 더욱 강화한다는 얘기다.
홍선호 서울교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초등 발달단계에서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과 장점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읽고, 말하고 듣는 등 ‘이해능력’을 키우는 것이 진로교육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 초등 진로교육, ‘직업체험→관찰→진로구체화’로
그렇다면 초등 진로교육은 어떻게 하면 효과적일까. 초등교사와 전문가들은 ‘자기주도형 진로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학부모가 자녀에게 강요하는 진로로 선택지를 좁혀놓은 뒤 자녀가 고르게 하면 안 된다는 것. 자녀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분야에 소질이 있는지를 스스로 깨달아 직접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초등단계에서는 글이나 영상을 보고 직업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체험학습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박광선 서울 대치초 교사는 “희망진로를 쓸 때 절반 정도의 아이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목표가 무엇인지를 말하지 못한다”면서 “다양한 직업체험이 당장은 영향이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이런 경험이 쌓이면 중고교에 진학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단지 다양한 경험만 하게 내버려두지 않고 자녀의 반응을 관찰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녀의 관심사를 파악해 점차 세부적인 활동으로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녀가 독후감 대회, 일기 쓰기 등을 통해 글쓰기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이면 신문기자, 작가 등 다양한 세부 직업체험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홍 교수는 “초등생 중에는 TV나 영화 등을 통해 접하는 직업인의 근사한 모습만 보면서 직업에 대해 막연한 꿈을 품는 경우가 많다”며 “해당 직업의 일을 직접 경험하면서 그 직업의 어려운 부분들도 체감함으로써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절실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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